[살까, 말까] 정유산업 강세 초입 '에쓰오일'

1분기 흑자전환 전망...유가 강세, 정제마진 개선
대주주 아람코로부터 안정적으로 원유 공급
샤힌 프로젝트 영향으로 차입금 증가세
횡재세 부과 논란 및 달러 강세 리스크

박소연 승인 2024.04.23 07:56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S-Oil(에쓰오일)이 올해 1분기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산업은 강세 초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1분기 매출 9조5320억원, 영업이익 47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분기 9조8299억원 대비 떨어지지만,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564억원에서 흑자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강세, 정제마진 개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현지시각)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때 배럴당 92.0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92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5개월여 만이다. 22일 기준으론 86.24달러를 기록했다.

​정유업계의 수익지표로 여겨지는 정제마진은 올해 1분기 평균 12.5달러를 기록했다. 전분기 4.1달러 보다 3배 이상 뛴 가격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송비 등을 뺀 수치로, 통상 ​배럴당 4~5달러가 이익의 마지노선이다. ​

​전날 에쓰오일의 주가는 7만6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8조 5676억원으로 코스피 46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에쓰오일은 하루 66만9000배럴의 원유정제능력을 보유한 정유사다.

​정유 뿐 아니라 석유화학, 윤활 부문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각각 79.1%, 12.3%, 8.6%를 차지했다.

​정유 산업은 설비구축 및 유통망 확충 등에 대규모 선제적 투자가 소요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과점적 특성이 있다. 대규모 정제시설, 높은 고도화설비 수준, 안정적인 내수 유통망 등을 바탕으로 견고한 시장지위와 사업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윤활유 부문은 고급윤활기유를 중심으로 하루 4만4000배럴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석유화학부문은 연간 약 330만톤의 대규모 방향족 제품(파라자일렌, 벤젠 등) 생산능력을 비롯해, 연간 약 77만톤의 올레핀계 제품(PP, PO 등)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매출액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매출처는 ​아람코 트레이딩 싱가포르(Aramco Trading Singapore Pte Ltd.)다.

​최대주주는 아람코의 자회사인 아람코 오버시즈 컴퍼니(AOC,​ Aramco Overseas Company B.V.)​​로 총 지분의 63.4%를 보유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장기원유공급계약을 통해 글로벌 최대 석유매장량을 확보하고 있는 아람코로부터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받고 있다.

​에쓰오일은 정유 사업의 미래 먹거리로 거론되는 지속가능항공유(SAF)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AF는 폐식용유와 생활폐기물 등을 원료로 만든 친환경 항공유로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항공유와 비교해 최대 80%까지 탄소배출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최근 국내 정유사 최초로 국제항공 분야에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CORSIA(탄소 상쇄 및 감축제도)를 획득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EU) 재생에너지지침에 따른 저탄소 연료제품 생산을 인증하는 ISCC EU와 자발적시장의 친환경 제품 인증인 ISCC PLUS를 받았다.

또한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2580억원을 투입하는 샤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착공한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구축되며, 오는 2026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

◆ 자금 여력은 어때?

대규모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차입금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5조8359억원으로 전년 5조2193억원대비 증가했다.

​부채비율 또한 지난해 138.7%를 기록해 전년 131.2% 대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샤힌 프로젝트에 투입된 자금은 총 8588억원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은 2026년까지 총 9조258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이중 2조6500억원을 외부조달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실적 상승세에도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11일 52주 최고가인 8만4500원을 기록했지만, 최근 10% 가량 주가가 빠졌다.

​최근 횡재세 부과 논란과 달러 강세 등으로 최근 주가가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횡재세란 일정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었을 때 그 초과분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영수회담을 앞두고 고​유가 시대의 국민 부담을 낮출 대안으로 정유업계를 상대로 횡재세를 걷는 방안을 거론했다.​

22일 원·달러 환율이 1379.2원에 마감하는 등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리스크다. 정유 원유를 달러로 사야 하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마진 축소로 이어진다.

​◆ 선수 한 마디

에쓰오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35배(동일업종 10.35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8배를 기록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되는 정제설비 신증설은 23년 대비 절반 수준임을 고려하면 우호적 업황은 24년 지속될 전망이다"며 "견조한 이익체력은 지속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유가와 정제마진의 동반 상승으로 업종 투자심리는 급격히 개선됐다"며 "홍해 분쟁, 미국 한파, OPEC+ 감산 연장, 러시아 정제설비 트러블 등 공급발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으며, 이에 더해 주요 에너지 전문기관들이 미국 경기 호조 및 중 국 수요 회복 등을 근거로 올해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상승 모멘텀을 한층 강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