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지분 모은 DMS 주주연대, 26일 표대결 펼친다

주당 당기순이익 30% 현금배당 제안
DMS, 별도기준으로 주주제안 배당금 136원 공시
연결기준 주주제안 배당금은 405원
자사주 300만 주 매입·소각과 감사 후보도 제안

김나경 승인 2024.03.11 10:10 의견 0
박용석 DMS 창업주. (사진=DMS)

디스플레이 장비 관련 코스닥 기업 DMS가 소액주주연대와 주주제안 안건으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연대는 회사가 주주제안 배당금을 연결기준이 아닌 별도기준으로 상정했다고 반발한다.

8일 DMS는 제25회 정기주주총회 일자를 이달 21일에서 26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이번에만 2번째 정정공시다. 회사는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기간을 10일에서 9일로 줄였다가 이번에 다시 11일로 늘리기도 했다.

올해 정기주주총회 안건에는 소액주주연대가 낸 주주제안이 다수 상정됐다. 상정된 안건은 ▲현금배당 주당 당기순이익의 30% 승인의 건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변경의 건 ▲주주총회 권한에 자기주식 소각 결정 권한 추가 정관변경의 건 ▲감사 후보 박성표 선임의 건 ▲자기주식 300만 주 취득의 건 ▲ 자기주식 300만 주 소각의 건 등이다.

DMS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70.91% 정도로 추산된다. 8일 기준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αCT)’에 결집된 연대 지분율은 10.82%다. 여기에 별도로 위임받은 지분 1.20%가량을 합하면 12.02% 이상의 지분이 모였다.

지난해 12월 28일 기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창업주 박용석(사내이사) 20.76%, 정본글로벌 8.06%, 박호윤 사내이사 0.21%, 손태봉 임원 0.04%, 조영환 감사 0.02%로 총 29.09%다.

DMS 소액주주연대는 회사가 주주제안 내용을 제대로 상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연대 관계자는 “주주제안으로 순이익의 30%를 배당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회사는 연결기준으로 적혀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도기준으로 배당금을 산정했다. 연결기준이라고 말을 안 했다고 해서 연결을 별도로 하는 말장난을 하고 있다”며 “배당금 문제로 전날(7일) 회사에 항의했으며, 일부 주주는 금융감독원에 고발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DMS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직전연도대비 2.10% 증가한 331억8197만원이다. 별도기준은 따로 공시되지 않았다.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30%를 배당하면 보통주 1주당 405원의 배당금이 산출된다.

하지만 ‘주주총회소집공고’에 기재된 주주제안 주당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136원이었다.

DMS는 이마저도 주주들에게 잘못 전달했다. 지난 6일 공시한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에 주주제안 주당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86원이라 기재한 것이다.

연대 관계자는 “회사는 2월 초 주주제안 이후 아무런 답변이 없다가 2월 중순 일방적으로 보통주 60원 배당과 1.8% 수준의 자사주 매입(30억원)을 하겠다고 공시했다. 이후 6일 배당을 90원으로 수정했다. (그리고 의결권대리 공시에) 주주제안(배당금)은 86원으로 올렸다. 이에 주주들이 연대에 연락해 왜 배당금이 회사보다 작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주주들을 와해시키기 위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감사 후보로는 이사회 추천 강성윤 후보와 주주제안 박성표 후보가 올랐다. 현재 감사인 조영환 감사의 임기는 오는 26일에 만료된다. 조 감사의 재직기간은 7년 9개월이다.

이사회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감사의 수를 기존 2인 이내에서 1인으로 축소하는 정관변경을 안건으로 올렸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이번 주주총회에서 결정된 감사 외 다른 감사는 향후 3년간 선임되지 못한다.

상법에 따르면 정관변경은 특별결의 사안으로 의결정족수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다. 최소 33% 이상의 지분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연대 관계자는 “감사는 회사를 견제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현재 소액주주연대가 가장 문제 삼는 것은 정본글로벌이다. 과거 이와 관련 수차례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회사는 답을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본글로벌은 박용석 DMS 창업주와 그의 두 딸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회사다. 한국평가데이터(KoDATA)의 기업정보 조회 서비스 '크레탑(CRETOP)'에 따르면 정본글로벌의 지분구조는 박용석 창업주 83.34%, 박현지 8.33%, 박현서 8.33%다.

업계는 정본글로벌이 DMS와의 거래를 통해 회사를 급성장시킨 것으로 짐작한다. 정본글로벌은 2022년 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2년간 DMS와의 거래 및 인수합병(M&A)을 통해 180억원 이상의 이득을 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본글로벌은 2022년 2월 17일 설립돼 같은 해 12월 20일 박 창업주의 DMS 주식 특별관계자에 추가됐다.

이후 2022년 12월 12일부터 지난해 12월 26일까지 DMS 주식 197만1014주를 매입해 지분율 8.06%의 2대주주에 올랐다.

DMS와 2022년에만 191억원 규모의 매입거래를 했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DMS 손자회사인 레본슨의 지분 100%를 매입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1958년생(만 65세)인 박용석 창업주가 지난해 25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손을 뗀 후 후계구도 정립에 나섰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에서 지배주주가 비상장회사를 통해 핵심 사업회사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집해 지배력을 확대한 뒤, 추후 후계자에게 비상장사 지분을 넘겨주는 방식으로 지배주주 지위를 넘겨주는 방식이 자주 사용됐기 때문이다.

연대 관계자는 “정본글로벌이 당당하다면 정확하게 알려줘야 하는데 (숨겨서) 의혹을 가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