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전고체 배터리 양산 앞둔 '삼성SDI'

최근 주가 회복세...50만원대 앞둬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 목표...경쟁사 대비 가장 빨라
보수적 투자 기조 변경...FCF 적자 규모 확대
"기술권 주도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

박소연 승인 2024.04.02 18:08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삼성SDI의 주가가 최근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는 이날 45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7일 이후 반등에 성공한 삼성SDI는 25일에는 49만4500원을 기록하는 등 50만원 대까지 넘보는 추세다. 앞서 지난해 3월 43만100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올 1월 34만2000원까지 떨어졌었다.

​삼성SDI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게 된 까닭은 지난달 6일 개최한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2024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인터배터리2024에서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공개했다.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작년 말 첫 번째 프로토타입의 샘플을 3곳의 OEM(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해 현재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샘플 공급을 시작해 2027년에는 양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는 경쟁사의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보다 빠른 속도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는 내년 초 양산이 가능하다고 발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는 기존 2170 원통형 배터리(지름 21㎜·높이 70㎜) 대비 부피당 에너지 밀도와 출력이 향상된 제품이다. ​

​2일 기준 삼성SDI의 시가총액은 31조 2879억원으로 코스피 10위를 기록했다. ​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삼성SDI의 사업부문은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문과 전자재료사업부문으로 나눠진다.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문은 중·대형전지, 소형전지 등의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생산·판매한다. 자동차용 중형전지는 고효율, 고용량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개발하고 이를 자동차 완성업체에 공급한다. 소형전지는 원형, 파우치 등의 제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으며 이는 스마트폰, 노트북, 전동공구 등의 휴대제품​및 자동차용 전지에도 사용된다. ​

​​​​​전자재료사업부문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판매한다.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각각 90%, 10%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문 매출 비중이 90%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SDI는 업계에서 전고체 배터리 선두 주자로 평가받는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만든 제품이다. 액체 전해질을 쓰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화재 위험은 낮은 반면, 에너지 밀도는 높아 꿈의 배터리라고 불린다. 이론적으로 전기차에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하면 1회 충전만으로도 7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

​전고체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회사뿐 아니라 도요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삼성SDI가 제시한 2027년 양산 목표는 현재로서 가장 이른 시점이다.

​삼성SDI는 투자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보수적인 투조 기조를 버리고 투자에 적극 나선 모양새다. 설비투자비(CAPEX)​는 지난 2022년 2조6288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4조3447억원으로 증가했다.

​삼성SDI는 인터배터리2024에서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릴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올해 CAPEX는 5~6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지난달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북미 지역 단독 배터리 생산 공장 건립을 검토 중이며, 합작법인(JV) 또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SDI는 단독 공장 없이 완성차 기업과 JV만 추진해왔기에 파격적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

​​​◆ 자금 여력은 어때?

삼성SDI의 투자 기조가 변하면서 탄탄했던 재무 구조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삼성SDI는 부채비율 71%를 기록했다. 총차입금의존도는 17%를 기록했다. 통상 부채비율 200%, 총차입금의존도 30% 미만일 경우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고 본다.

​다만, 지난해 CAPEX를 늘리면서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커졌다. 2022년 -1509억원 수준이던 FCF는 지난해 -1조9455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성자산 역시 같은기간 3조974억원에서 2조746억원으로 줄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정기주총에서 "내부 유보금을 최대한 활용해 투자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차입에 나설 수도 있다"며 "삼성SDI의 신용등급이 'AA(안정적)'로 안정적이니 만큼 적기에 외부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삼성SDI는 최윤호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2021년 대표이사 사장에 부임한 최 사장은 올해 인사에서 국내 배터리 3사 최고경영자(CEO) 중 유일하게 유임에 성공했다. ​

​최 사장은 1963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줄곧 재무 관련 분야에 종사한 재무 전문가다.

​​1987년 삼성전자 가전사업부에 입사한 이후 경영관리그룹 담당임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부사장, 경영지원실장(사장) 등을 역임했다. ​​

​최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인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를 본격 추진해 차세대 제품 및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양산되더라도 시장성이 없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전고체 배터리가 원가경쟁력이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주요 소재가 고가의 금속이기 때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해액은 현재 킬로그램당 9$/kg이지만, 전고체 배터리 중 유망한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의 주원료인 황화리튬은 1500∼2000 $/kg 수준이다.​

​양산이 되더라도 대중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 선수 한 마디

지난해 말 기준 삼성SDI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은 20.39배로 동일업종 PER 12.76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7배다. ​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 차별화된 차세대 배터리를 한발 앞서 준비해야 한다. 현재의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에 편중된 대규모 설비 투자는 오히려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SDI 주가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평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가 성능 면에서 도요타의 전고체 배터리를 앞설 가능성이 크다"며 "기술 주도권 확보 및 산업 표준 선점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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