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中 알리와 결별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등과 알리 입찰 경쟁 예정
택배사업 시장점유율 1위...점유율 하락 추세
지난해 영업이익 16.6% 증가
올해부터 신영수 대표이사 체제
"알리 물량 이탈 우려는 과도"

박소연 승인 2024.03.25 21:31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CJ대한통운의 주가가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11만6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는 지난 21일 전 거래일 대비 10% 넘게 하락한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CJ대한통운과의 택배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알리는 비용 절감을 위해 국내 물류사에 입찰 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CJ대한통운은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과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앞서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물류 업계 1위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은 바 있다.

​같은날 CJ대한통운의 시가총액은 2조6622억원으로, 코스피 121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CJ대한통운의 사업부문은 글로벌, 택배, CL, 건설 사업부문으로 나눠진다.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각각 35.7%, 31.6%, 24.3%, 8.4%를 차지했다. ​

​글로벌사업부문은 미국,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35개국 104개 법인 운영을 통해 CL(계약물류), 포워딩 등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택배사업부문은 지난해​​​ 연간 물량 기준 시장 점유율 44.1%를 차지해 1위 지위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

​직영 조직과 택배취급점 4만개, 배송기사 약 2만명, 국내 최대 규모의 Hub(허브)·Sub(서브) 터미널, 자동화설비를 활용해 일 최고 약 900만 박스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

​아시아 최대 규모인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을 비롯해 6개의 허브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택배사업자 최초의 LMD(Last Mile Delivery, 제품을 최종 목적지로 배송하는 물류의 마지막 단계) 통합 배송 브랜드 '오네(O-NE)'를 중심으로 익일배송, 도착보장배송, 일요배송, 당일배송, 새벽배송 등의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고성장 중인 이커머스 시장에 대응해 자율이동로봇(AMR)·무인운반차량(AGV) 등의 자동화설비, 스마트패키징, 디지털트윈 기술 등을 도입했다.

​또한 이커머스 전용 통합 물류관리시스템 'eFLEXs' 등이 도입된 상온 e-풀필먼트(Fulfillment​, 상품이 물류 창고를 거쳐 고객에게 배달 완료되기까지 보관·포장·배송 전 과정을 일괄 처리하는 물류 대행 서비스) 센터 12개 및 저온 e-풀필먼트 센터 1개를 운영 중이다.

​CL 사업부문은 W&D(Warehousing & Distribution) 사업과 P&D(Port & Delivery)사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CJ대한통운의 전체적인 이익규모가 커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1조7679억원, 영업이익 48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6.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전년 대비 23.4% 증가한 2429억원을 달성했다. ​

​​자동화 기술 고도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비롯해 풀필먼트 물량 수요 증가, 알리익스프레스 시장 침투 확대가 수익성 증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131.45%로 전년 140.27% 대비 떨어졌다.

​지난해 신종자본증권을 조기 상환과 더불어 총차입금 규모도 줄였다. 지난해 총차입금은 3조2178억원으로 전년 대비 3861억원 줄었다.

​현금창출력이 개선된 영향이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은 5371억원으로 전년 3557억원 ​대비 2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신영수 신임 대표이사 [사진=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은 올해부터 신영수 신임 대표이사가 이끌게됐다.

​신 대표는 1966년생으로 서울대 농업교육학 학사,​ 서강대학교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1990년 제일제당에 입사한 이후 제일제당 생물자원사업본부장, Feed&Care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2020년 CJ대한통운 택배·이커머스 부문 대표, 한국사업부문 대표직을 맡아왔다.

​신규 브랜드 '오네(O-NE)'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등 택배·이커머스 부문에서 미래형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구계의 큰 손인 알리익스프레스가 CJ대한통운과 계약 연장이 아닌 경쟁입찰을 선택하면서 신 대표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택배사업부문에서 여전히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쿠팡 물류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의 등장 이후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기 시작한 점을 리스크로 꼽을 수 있다.

​CJ대한통운의 시장점유율은 2020년 50.1%에서 2021년 48.3%, 2022년 45.7% 등으로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소극적인 주주환원도 회사의 약점으로 꼽힌다.

​​CJ대한통운은 2023년도 회계연도 연간 배당으로 2022년도과 같은 1주당 50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4.4%로 2022년도 5.5%보다 1.1%포인트 줄었다. 시가배당율은 0.4% 수준이다.

​​​◆ 선수 한 마디

​지난해 기준 대한통운 주가수익비율(PER)은 11.84배로 동일업종 PER 6.84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5배다.

​류제현 미래에셋투자 연구원은 "알리익스프레스 물량 이탈 우려는 과도하다"며 "어느 계약이나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물며, 현재 계약 역시 경쟁입찰을 통한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입찰에서도 CJ대한통운은 주요 배송사의 위치를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IPO를 앞둔 일부 물류사의 공격적인 영업이 예상되나, 소형택베에 특화한 MP(멀티포인트) 네트워크, 메가 허브 터미널의 경쟁력, 통관 시스템을 보유한 CJ 대한통운의 경쟁력을 따라오기는 역부족이다"고 덧붙였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리익스프레스와의 물류 계약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올해도 CJ대한통운이 알리익스프레스의 물량을 과반 이상 담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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