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세번째 주총 표대결...박찬구 완승

자사주 소각·사외이사 사측 안건 가결
박철완 완패

박소연 승인 2024.03.22 15:28 의견 0

금호석유화학과 박철완 전 상무 측 표 대결에서 사측이 완승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조카 ​박철완 전 상무의 세 번째 패배다.

​22일 서울 중구​ 금호석유화학 본사에서 제47기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이하 주총)가 열렸다. 9시 예정이었던 주총은 주주들의 위임장 확인으로 시간이 한 시간 정도 지연됐다.

​주총 현장에는 약 30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위임장에 의한 대리 출석을 포함하면 3279명으로 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의 73.4%에 해당한다.​​

​이번 주총에선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자사주 소각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의 건 ▲사외이사 2명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다뤘다.

​22일 서울 중구​ 금호석유화학 본사에서 금호석유화학은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 의장은 백종훈 부사장이 맡았다.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이중 쟁점이 된 사안은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자사주 소각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의 건 세 가지다.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가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과 손잡고 주주제안한 건이다.

​제 2호 의안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양측 모두 자사주 소각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는 안건이다. 이사회 안은 자사주 소각을 이사회 결의로 가능하도록 하는 반면, 주주제안은 이사회 결의 또는 주주총회 결의로 가능하도록 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은 자사주 소각을 하겠다고 했지만, 소각을 하고서도 10% 정도 자사주가 남는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상장사와 비교해 봐도 엄청나게 큰 비중이다. 회사는 자사주를 투자 재원확보 및 유동성 확보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했는데, 자사주를 자유롭게 처분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와 맞지 않는 방식이다. 이는 주주가치제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이어 "할인율 축소 제한 등 주주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있는 증자 방식으로 투자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며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향후에 자금이 필요할 때 증자를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해당 제2호 의안은 출석주식수 기준 사측 74.6%, 주주제안 측 25.6%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제2호 의안이 부결되면서 제3호 의안도 자동 부결됐다. 3호 의안은 주주제안으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524만8834주를 올해까지 50% 소각하고, 나머지는 내년까지 완전 소각한다는 내용이다.

​제4호 의안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선출하는 안건으로 사측은 최도성 후보를, 주주제안은 김경호 후보를 후보를 추천했다.

​사측이 추천한 최도성 후보는 2021년 3월 회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돼 감사위원회와 ESG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주제안 측 김경호 후보는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역임했고, 현재 KB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22일 열린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주총회에서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김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이사회가 독립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최도성 후보는 수많은 이사회 안건에 100% 찬성률을 보이고 있는데, 논란의 여지가 있는 안건에도 반대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전문성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배주주 배임행위의 직접적 수혜자인 박준경 상무 선임 당시에도 현 이사들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해당 제4호 의안은 ​회사 측 76.1%, 주주제안 측 23%의 찬성률로 사측 제안이 통과됐다. ​

​이날 의장을 맡은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부사장은 차파트너스 측 발언에 대해 "현 이사회는 사외이사가 7명, 사내이사가 3명이다.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에서 사외이사로 바꿨다"며 "아울러 이사회 산하 여러 위원회가 있는데 100% 사외이사들이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사회 안건에 반대가 한 건도 없다는 점을 들어 독립성이 결여됐다고 주장하는데, 이사회 안건 승인마다 치열한 논쟁을 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박상수 감사위원회 감사위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개선하기 위해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자사주 소각이나 고배당만이 답이 아니다. 자사주를 남겨두는 이유는 이런 맥락에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라며 "경영권 강화 용도로 쓰지 않겠다고 이미 밝힌바 있다"고 밝혔다.

​주주 제안을 제외한 다른 안건들도 평균 70%가 넘는 찬성률로 가결됐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주식 9.1%를 보유 중이다. 차파트너스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더한 지분율은 10.88%이다.​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 지분 약 10%를 제외한 일반주주의 안건 찬성률은 보통주 기준 약 4% 수준이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

​이번 표 대결에서 패배하면서 박 전 상무는 총 세 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주총에서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 등을 직접 주주제안했다가 박찬구 회장에게 완패한 뒤 해임됐고, 2022년 주총에서도 이익 배당,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맞붙었으나 표 대결에서 패배한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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