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전쟁' 김동관·정기선, 20조 미국 선박 MRO 시장 맞붙나
미 해군 장관 초청으로 방미
MRO 사업협력 논의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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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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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선박 유지·보수·정비(이하 MRO) 사업에서도 경쟁 구도를 보일 조짐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정기선 부회장과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은 오는 4월 미국을 방문한다. 두 부회장은 내달 8일 개막하는 북미 최대 해양방위산업전 SAS(Sea Air Space)에 앞서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의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미 해군 함정에 대한 MRO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델 토로 장관은 지난달 말 HD현대중공업의 울산조선소와 한화오션의 거제조선소를 연달아 방문했다.
미국은 현지 조선소 인력 부족으로 MRO가 필요한 함정 개수가 늘자 일부 물량을 일본으로 돌렸다. 그럼에도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들면서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MRO는 항공기, 선박 등의 정상적인 운항을 위해 필요한 기술적 활동을 말한다. 자사 제품에 대한 부품 교체, 엔진 오버홀,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사후관리의 일종이다.
MRO 시장은 추후 시장의 전망이 밝을 뿐만 아니라 제품 판매 이외에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근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MRO 시장 규모는 약 80조원으로 무기 거래 시장 규모의 두배에 달한다. 미국은 함정 MRO 사업에만 연 평균 20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 중이다.
최근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을 두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MRO 시장에서도 경쟁 구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국내 업계 최초로 MRO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기술이전 및 근접지원센터 등을 포함한 토탈 MRO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해외기업과 적극적인 기술협력에 나서는 등 함정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또한, 한화오션은 장보고-I, II급 창정비 24척, 장보고-I급 성능개량 3척을 수행했으며,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3척의 성능개량 사업을 수행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를 위한 자격인 MSRA(Master Ship Repair Agreement)를 신청했고, 올 초 야드 실사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2022년 필리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하며 국내 함정 건조 업체 최초로 해외 MRO 사업에 나섰다.
일각에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만큼 MRO 사업에서도 더 많은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저가 수주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사는 미 해군 측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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