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 분리 나선 효성그룹...소액주주 반대 이유는

6개사 출자 부문 인적 분할→㈜효성신설지주(가칭) 설립
사측 '책임 경영'...재계 '경영권 분쟁 방지'
알짜 계열사 신설 지주사 분리...배당 감소 우려도

박소연 승인 2024.03.12 17:20 의견 0

효성그룹이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해 계열 분리를 추진 중인 가운데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그룹 지주회사인 ㈜효성은 ​효성첨단소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홀딩스USA,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지난달 23일 결의했다.

회사는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 분할 승인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후 7월 1일자로 효성그룹은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 등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효성신설지주의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효성 0.82 대 ㈜효성신설지주 0.18이다.

㈜효성은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준 회장이, ㈜효성신설지주는 삼남 조현상 부회장이 맡는다.

구체적으로 조 회장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엔에스, 효성ITX, FMK 등 ​전통 사업인 섬유, 중공업 등을 담당한다.

​조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홀딩스USA, HIS, 효성도요타, 광주일보, 비나물류법인 등을 맡는다. 글로벌 소재 전문기업이라는 위상을 다질 예정이다.

​그룹 분할 이유에 대해 사측은 ​​그룹 경영 이념 중 하나인 '책임 경영'을 실현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이지만 재계의 해석은 다르다. 일각에선 형제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효성그룹은 조석래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장남인 조 회장을 횡령,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형제의 난이 일어나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은 이번 계열 분리가 오너일가 만을 위한 쪼개기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설 지주사가 설립되면서 빠지는 효성첨단소재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효성그룹의 알짜 계열사다.

​효성첨단소재는 내연기관 및 전기차용 타이어코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소에너지용 탄소섬유는 세계 2위다. 여기에 방산 소재인 아라미드, 시트벨트, 에어백, 모빌리티 인테리어 등 세계 3위내 제품 1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스토리지, ICT, 클라우드 사업 등을 영위하는 디지털전환(DX) 및 AI 분야의 선두 기업이다.

​아울러 기존 지주사 ㈜효성이 갖게 되는 계열사 효성화학은 최근 알짜사업인 특수가스 사업부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

소액주주들은 기존 주식과 신설 회사의 주식을 지분율에 따라 나눠주는 인적분할 방식을 택하더라도, 알짜기업을 평가 절하해 기존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주식은 적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효성은 배당수익률이 6%를 넘어서고, 당기순이익 적자에도 배당을 하는 고배당주로 익히 알려져있다. 계열이 분리될 경우 더이상 효성은 고배당주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효성은 조 회장측 지분이 이미 과반을 넘어가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의 반대에도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조 회장 외 특수관계인 지분은 5​6.10%에 달한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6.63% 지분을 갖고 있고, 소액주주 지분율은 27.36%다. ​

​다만, 신설 지주사 쪽은 효성첨단소재 소액주주의 표심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첨단소재의 효성 외 특수관계인은 45.74% 지분을 보유 중이다.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9.05%, 소액주주는 46.17%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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