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해외시장 누비는 K보일러 '경동나비엔'

영업익 전년비 77.7% 상승...해외 시장 성장 영향
국내 보일러 수출 80% 담당
재무 개선세...영업이익률 8.8%
2025년 2조원, 2032년 10조원 매출 목표

박소연 승인 2024.03.11 22:04 | 최종 수정 2024.03.11 22:05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국내 보일러 업계의 대표주자인 경동나비엔이 해외 성과를 바탕으로 실적 성장세에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연간 연결 기준 매출 1조2044억원, 영업이익 10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7%, 77.7%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838억원으로 전년 대비 56.3% 증가했다

해외 시장의 성과를 기반으로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동나비엔의 해외매출 비중은 지난 2019년 56.68%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는 70.9%까지 확대됐다.

​특히 북미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2008년 북미 시장에 '콘덴싱 순간식 온수기(NPE)'를 출시했다. 이전에는 ​저탕식 온수기가 대부분의 파이를 차지했다. ​

2008년 출시 이후 현지에서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매출은 급등세를 탔다. 팬데믹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면서, 리모델링 수요 증가와 함께 콘덴싱 온수기와 보일러 판매도 증가했다.

​미국 콘덴싱온수기 시장 규모는 2008년 2만대 규모에서 지난해 80만대까지 성장했다. 이중 절반가량을 경동나비엔이 차지하고 있다. 콘덴싱보일러 시장에서도 2022년 기준 31%가량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

​11일 기준 경동나비엔의 주가는 5만42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올 초(1/5, 4만3550원) 대비 24.45% 주가가 상승했다. ​​

​시가총액은 7896억원으로 코스피 276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경동나비엔은 ​가스보일러, 기름보일러 및 가스온수기 등 국내외 제품 제조 및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가스보일러이며 매출 비중은 가정용 보일러가 55%, 온수기가 40%, 기타제품 및 상품 등이 5%를 차지하고 있다.

국적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중국은 보일러가 77%, 미국은 보일러가 18%, 온수기가 77%, 러시아는 보일러가 90%로 구성돼 있다.

일찍이 해외 주요 시장을 선점하면서 국내 보일러 수출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경쟁사 귀뚜라미 보일러의 해외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대로 경동나비엔과 격차가 꽤 나는 편이다. ​

최근에는 유럽(영국),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멕시코(중남미) 등지에 법인을 설립해, 신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경동나비엔은 북미 퍼네스 시장에서도 매출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퍼네스 시장 규모는 미국 내 콘덴싱온수기의 5배 이상 크다.

퍼네스는 연소 배기가스로 공기를 가열해 실내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공기가 건조하지 않고 안정적인 난방을 제공해 북미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이외에도 '온수'와 '카본' 두 종류의 숙면매트 역시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판매율이 30%나 증가했다. ​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체험형 매장 나비엔하우스를 오픈해 고객과의 접점도 높였다.

​신사업으로 환기청정기 제품을 낙점하고 관련 제품 라인업도 빠르게 늘리는 추세다. 환기청정기는 별도의 자연환기를 수반해야 하는 공기청정기의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아울러 SK매직의 영업권을 인수해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제품군을 확대했다. 지난해 말에는 자회사인 경동에버런을 통해 후드 전문 업체인 리베첸의 기술과 생산설비 자산을 인수했다. 리베첸은 레인지후드 관련 전체 라인업을 보유한 중소기업으로, 연간 생산능력은 14만대 수준이다. ​

​◆ 자금 여력은 어때?

​경동나비엔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93.3%를 기록했다. 2022년 말 96.6% 대비 소폭 감소했다.

​차입금 또한 감소세 있다. 같은기간 총차입금은 1847억원를 기록해, 2173억원 대비 줄었다.

​총차입금 의존도는 16.8%를 기록했다. ​통상 30%가 넘으면 차입 부담이 과도하다고 판단한다.​

​현금성자산은 961억원으로 821억원 대비 증가했다.

​영업이익률 상승세가 눈에 띈다. 2022년 5.15%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말 기준 ​8.8%를 달성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경동나비엔은 손연호 대표이사 회장과 김종욱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오너인 손 회장이 경영전반을 총괄하고, 전문경영인(CEO)인 김 대표이사가 특정 분야를 전담하는 구조다.

​손 회장은 경동그룹 창업주인 손도익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1951년생으로 동아대학교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경동기계(현 경동나비엔)에 입사했다. 1982년 삼손(현 경동원)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00년부터 경동보일러(현 경동나비엔)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콘덴싱 보일러 사업을 아시아 최초로 시도했고, 국가별 현지와 전략을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했다.

​대외활동에 잘 나서지 않아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 선수 한 마디

​국내 보일러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시장에선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보일러 시장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연간 수요치가 100만대를 돌파한 이래 최근 증가폭이 4%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보일러 산업은 ​주택 및 건설 경기와 깊은 연관이 있는 가운데, 최근 건설업의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보일러 수요 감소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론 콘덴싱 의무화 이슈 및 정부의 적극적인 친환경 정책 추진으로 보일러 교체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예상도 나온다.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를 내세운 경동나비엔은 글로벌 냉난방공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5년 2조원, 2032년 10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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