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매각 계획 없다"는 HMM...향후 향배는

강도형 해수 "재매각 계획 현재 없다"
경영권·영구채 문제로 매각 쉽지 않아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 과정서 대응 어려워
"하팍로이드, 포스코 거버넌스 결합한 구조 고려"

박소연 승인 2024.03.10 09:00 | 최종 수정 2024.03.11 11:20 의견 0

해양수산부가 HMM 재매각 계획이 현재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각이 지연되면서 HMM이 해운동맹 재편 등 당면한 과제에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브리핑에서 "HMM과 관련된 재매각 계획은 현재 없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HMM은 국가의 재정이 투입된 회사기 때문에 건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세워간다는 정도만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HMM은 ​하림그룹·JKL컨소시엄과 진행한 매각 협상이 지난 6일 최종 결렬되면서, 당분간 채권단 관리체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매각이 지연되면서 HMM은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에 대한 대응 등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HMM과 같은 '디얼라이언스 동맹'에 속하는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는 디얼라이언스를 탈퇴하고 덴마크 선사 머스크와 새로운 해운동맹 '제미나이 협력(Gemini Cooperation)'을 내년 2월 출범키로 했다. ​

HMM은 지난 2020년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해 북미 서안 및 동안 항로, 유럽 북구주 및 지중해 항로, 중동 항로에서 공동운항 및 선복교환 등을 협력했다. 해운동맹으로 HMM은 기항지 확대 및 비용 절감 등을 이뤘다. ​​

HMM이 매각 협상에 집중하는 동안 ​​프랑스 선사 CMA-CGM, 중국 코스코(COSCO), 대만 에버그린, 홍콩 OOCL등이 포함된 해운동맹 '오션 얼라이언스'는 지난달 27일 2027년까지 운영하기로 한 동맹운영기간을 5년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HMM과 같은 디얼라이언스에 속한 일본 석사 ONE은 대만 선사 완하이와 손잡았다. 완하이는 중국과 베트남, 북미 서안을 연결하는 컨테이너항로를 강화시키기로 발표했다. ​

​이런 상황에서도 경영권 문제와 산은·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 문제로 HMM 재매각은 쉽게 추진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산은·해진공의 HMM 지분율은 57.9%다. 내년 4월까지 1조6800억원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예정이기 때문에 도합 지분율은 71.7%에 이를 예정이다.

아울러 산은·해진공은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하림과 협상 당시 매각 이후에도 경영에 참여하는 조건을 내세운 바 있다.

지난 협상 당시 하림 측의 HMM 인수 가격은 6조4000억원이었다. 자금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 기업으로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 등이 거론되지만 해당 기업들은 인수 의지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여전히 HMM의 공기업화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대다수다. 현재 HMM이 사실상 공기업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업황, 해운 관련 이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제3의 방법으로 공과 민이 조화롭게 지분을 나눠 갖는 구조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독일 하팍로이드와 국내 포스코의 거버넌스를 결합한 국적선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구 회장은 "하팍로이드는 사기업 3개, 공공 3개 기관 등이 조화롭게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다. 포스코 역시 외국인 지분이 70%대고, 국민연금 6%대로 오너 일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HMM에 이 모델을 적용하면 ​​대기업이 최대주주, 이어서 해진공, 해운회사, 화주, 물류회사가 지분을 나눠 갖는 구조를 생각해 볼 수 있다"며 "국내 컨테이너선의 국적선 적취율이 30% 밖에 안된다. 화주가 주주가 되면 국적선사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물류회사가 주주가 되면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