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속도내는 금호석화, 2026년까지 자사주 절반 태운다
기보유 자사주 50% 3년간 소각 예정
행동주의 펀드 요구 일부 수용
차파트너스 "나머지 50% 남기는 것은 우호세력 처분 노린 것"
박소연
승인
2024.03.07 17:40 | 최종 수정 2024.03.08 16:36
의견
0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이 향후 3년간 보유 중인 자사주의 절반을 소각하기로 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보유 중인 자사주의 50%에 해당하는 보통주 262만여 주를 3년간(2024~2026 사업연도) 소각한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 기준 9.2%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 소각하는 자사주는 총 87만5000주로 이달 20일 소각할 예정이다. 5일 종가 기준으로 1291억원 규모다.
또한, 별도 당기순이익의 16.5%에 해당하는 500억원 규모의 소각 목적 자기주식을 6개월간 취득할 계획이다.
이는 앞서 2021년 말에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별도 당기순이익의 5~10%의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계획을 5%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아울러 보통주 주당 2900원, 우선주 주당 2950원을 지급하는 배당안도 발표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배당성향은 25.2% 수준이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화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아 주주제안한 바 있다.
차파트너스는 정관을 바꿔 2년에 걸쳐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아울러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화의 자사주 소각 발표 관련 입장문을 통해 "과거에 비해 전향적이지만,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캠페인에 대응하기 위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화는 2021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후에도 기존 대규모 자사주는 소각하지 않고 일부 매입한 자사주만을 소각했다"며 "지난달 차파트너스의 자사주 소각 관련 정관 변경 건과 자사주 소각 건 등에 대한 주주제안 이후에야 비로소 20년 이상 장기간 보유한 자사주 50%를 소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금호석화가 발행주식총수의 9%가 넘는 나머지 50% 자사주를 남겨두는 결정을 한 것은 우호적인 제3자에 대한 처분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금호석화의 이번 자사주 소각 발표를 놓고 다가오는 주총에서 박 전 상무 측과 표대결을 염두해 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호석화 박찬구 회장 측과 개인 최대주주 박 전 상무 및 차파트너스 측의 지분차는 4.9%p 수준이다. 따라서 국민연금공단과 소액주주, 외인의 표심이 중요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