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기업 자진상폐 시키자"...한투연이 꼽은 기업은?

"배당성향 낮은 39개 종목 자진상페해야"
"지배주주 사익편취로 코리아디스카운트 원인" 지적
"공개매수가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정해야"

김나경 승인 2024.02.22 13:40 의견 0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유통주식수가 적은 낮은 주가순자산비율 주식(이하 저PBR주) 기업이 자진 상장폐지하면 투자자들에게 10조원 이상의 자금이 신규 유입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투자자들에게 유입된 자금은 정부의 ‘저PBR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투자를 촉진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22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하 한투연)은 2022년 결산기준 총 53개 종목의 ‘자진 상장폐지 가능기업 리스트’를 발표하며 그 중 배당성향이 낮은 39개 종목은 실질적인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주식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기업의 선정 기준은 ▲상장주식수 대비 유통주식수 비율 33% 이하 ▲최근결산 기준 PBR0.99배 이하 ▲최근결산 기준 PER 10배 이하 ▲최근결산 기준 EV/EBITDA 9배 이하 ▲최근결산 기준 이자보상배율 3배 이상이다.

상장기업 3860개 종목 중 53개 종목이 해당 기준에 적합했으며, 대상 기업들이 PBR 1배 수준에서 자진 상폐를 할 시 주식 시장으로 10조4200억원이 유입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투연은 그 중 코스피 기준 평균 배당성향이 24.3% 미만이 기업 39개는 실질적인 상장폐지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 것이다.

39개 종목은 세원물산, 삼목에스폼, 세아제강지주, CS홀딩스, DSR, 대림제지, 사조대림, 영풍, 엠에스씨, 코오롱글로벌, 고려제강, 신대양제지, 신성통상, F&F홀딩스, KISCO홀딩스, 서희건설, 원림, 보라티알, 세아홀딩스, 에스디바이오센서, 대한제강, 레이언스, SIMPAC, 쿠쿠홈시스, 동원F&B, 바이오노트, 유에스티, SNT홀딩스, 에이스침대, 케이디켐, 노루홀딩스, 대원, 동원산업, 삼아제약, 수산인더스트리, 쿠쿠홀딩스, 대동전자, 디씨엠, SK가스 등이다.

한투연이 선정한 39개 자진 상장폐지 권유 종목. (사진=한투연)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해당 종목 중 다수 종목은 알짜배기 회사임에도 IR 활동이 거의 없는 등 주주 및 시장과의 소통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로 상장 유지 필요성이 별반 없어 보인다. 상장을 유지하는 목적인 주주환원을 등한시한 채 지배주주의 사익편취를 위한 경우도 있어 코리아디스카운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상장폐지가 능사가 아니라면 일반주주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수립한 후 바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장폐지 시 공개매수 가격에 대한 잡음도 예상된다.

정 대표는 “과거 사례를 보면 공정 기업가치의 10~20%에 해당하는 헐값으로 소액주주를 축출하고 지배주주가 이들의 부를 편취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현재 공개매수 절차가 진행 중인 쌍용C&E의 경우도 대주주인 한앤코가 배당을 발표했다가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 저가 상장폐지를 위한 꼼수를 부리는 것으로 판단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공개매수 가격을 지배주주가 정할 게 아니라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해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및 미래가치까지 공정하게 반영해 소액주주들도 인정하는 가격을 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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