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 말까] 합병 9부 능선 넘은 아시아나항공

EU, 대한항공과 합병 승인 전망..미국·일본 남아
작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 1821%..실적 악화
원유석 대표 직무대행 임기 연장 가능성
여객·화물 실적 상승세..주가 상승 모멘텀

박소연 승인 2024.01.23 09:26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반등에 성공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1만182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지난달 5일(1만310원) 대비 14.65% 올랐다.

지난 15일에는 1만317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에 대해 사실상 승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데 따른 영향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2일 "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EU 경쟁당국의 조건부 승인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화물사업 부문 매각, 유럽 4개 도시 노선 슬롯 반납 등 시정 조치안을 제출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아 합병할 경우 세계 10위권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EU가 지정한 심사 마감 기한은 다음 달 14일이다. 공식 발표는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U 경쟁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아도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이 남아있다.

​22일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은 8825억원으로 코스피 237위 수준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여객 6개 도시·7개 노선, 국제여객 22개 국가·57개 도시·62개 노선, 국제 화물 12개 국가· 25개 도시·21개 노선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아울러 ANA, 에어차이나, 싱가포르항공, 유나이티드항공, 타이항공, 에어뉴질랜드 등 29개 항공사와 국제선 여객 코드쉐어를 운영 중이며, 세계 최대 항공사 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를 통해 전 세계 186개국 1200여 개 공항을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항공기는 지난해 3분기 여객기 68대, 화물기 11대로 총 79대를 보유 중이다.

​​​연결 기준 회사의 사업 부문은 항공운송 부문, 정보통신 부문, 항공운송지원서비스부문, 기타 부문으로 나눠진다.

​항공운송 부문은 아시아나항공 외 2개 사가 맡고 있으며, 국제 및 국내 여객과 화물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정보통신 부문은 아시아나IDT 외 1개 사 담당하고 있다. ​항공 3사 및 국내 양대 공항공사의 시스템 구축·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대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항공운송지원서비스 부문은 아시아나에어포트 외 2개 사가 맡고 있다. 항공기가 공항에서 대기하는 동안 항공기에 제공하는 용역서비스 사업으로 항공기 유도, 견인, 급유, 수화물 상/하역, 항공기 내,외부 청소, 기타 지상조업관련 서비스 등을 수행한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인수합병이 늦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건전성이 떨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1821%를 기록했다. 지난해 1482% 대비 400% 가까이 증가했다.

​3분기 실적도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매출 1조7250억원, 영업이익 1267억원, 당기순적자 3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8% 감소했다.

​국제선 운항을 확대했지만, 이에 따른 비용 증가 및 화물사업 수익성 하락 여파로 3분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여객 성수기로 직전 분기(영업이익 1089억원)보다는 16.3% 증가했다

​​다만 총차입금 감소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영업활동 현금 흐름을 통해 시장성 차입금 및 채권단 차입금을 7000억원 상환했다, 이로써 별도 기준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7조3138억원에서 6조5841억원으로 줄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원유석 대표이사 직무대행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은 2022년 12월 정성권 전 대표가 사임한 이후 원유석 부사장이 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원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한국외대 영어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인사팀장, 로스앤젤레스(LA) 화물지점장, 경영관리본부장, 화물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인사 및 화물 부문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원 부사장의 임기는 올해 3월 30일까지이지만, 대한항공과의 합병 지연으로 임기가 연장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현재 EU,미국,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이 남은 가운데 최종 합병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따라서 올해까지는 원 부사장이 직무대행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심사가 남은 가운데,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 허들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경쟁당국은 항공사 합병에 시장 경쟁 제한 우려를 이유로 제동을 걸기로 유명하다. 최근 미국의 LCC인 제트블루가 스피릿항공을 인수합병에도 제동을 건 바 있다. ​

​EU 경쟁당국 심사를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는 유럽 주요 4개 노선(로마·파리·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등에 대한 운수권 일부와 슬롯 반납을 반납하고,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을 매각키로 했다. ​

​미국 경쟁당국 승인을 위해 또다시 슬롯 반납 등 조건을 내건다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 약화 및 국부 유출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선수 한 마디


​작년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94배(동일업종 6.75배),PBR은 1.76배 수준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합병 기대감에 움직이고 있지만, 항공사들의 실적 상승세로 주가 상승의 추가 모멘텀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공항의 지난해 12월 여객 수송 실적은 560만명을 기록해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2월의 92% 수준까지 회복했다. 같은 기간 화물 수송 실적은 24만7000톤을 기록하며 지난해 최대치를 달성했다.​

여객·화물 수송 실적 반등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부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완전한 회복이 예상된다"며 "1분기 성수기 효과를 감안하면 장·단거리 노선 모두 전반적인 수요 회복이 지속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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