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4분기 어닝 쇼크' LG에너지솔루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조 클럽 달성
반면 4분기 실적은 '어닝쇼크' 기록
재무건전성 좋은편
김동명 신임 사장 "2.0시대 열 것"
증권가 "올해 전기차 수요 상저하고 전망"

박소연 승인 2024.01.15 17:29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조, 4분기 어닝쇼크를 동시에 기록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간 매출 33조7455억원, 영업이익 2조163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31.8%, 78.2% 증가한 수치다. 매출 30조, 영업이익 2조원 돌파는 창사 이래 처음이다. ​

​반면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분기 매출 8조14억원, 영업이익은 3382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추정치보다 각각 5.4%, 42.5% 낮았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한 4분기 영업이익은 881억원 수준이다. AMPC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면 1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정책을 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어닝쇼크는 북미·유럽의 전기차 수요 둔화와 재고 과잉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93조4830억원으로 코스피 3위를 기록했다. 현재 SK하이닉스와 2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솔루션 단일 사업 부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기차(​EV), 전기저장설비(ESS), IT기기, 전동공구, 전기이동수단(LEV) 등에 적용되는 전지 관련 제품의 연구·개발·제조·판매하고 있다. ​

EV용 배터리는 경쟁사 대비 앞선 개발과 공급 및 높은 에너지 밀도, 장수명 등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자동차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대부분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ESS용 전지는 앞선 배터리 기술 기반 하에 기존 제품보다 안정성 및 성능이 강화된 제품으로 해외시장 중심으로 공략해 나가고 있다.

소형전지는 고용량ㆍ고출력ㆍ초슬림의 강점을 갖고 있으며, 형태가 자유로운 프리폼 배터리까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

국내 오창, 중국 남경, 미국 미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 등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이차전지 제조사 중 가장 큰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CAPA)은 지난해 기준 280기가와트시(GWh) 정도다.

​​현재 수주잔고는 작년 10월 기준 500조원 이상을 확보했다.

​최근 전기차량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 맞춰 각기 다른 전략을 고수 중이다.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은 니켈 비중을 80% 중후반부터 90% 이상까지 높인 하이니켈 NCMA 조성을 기반으로 2027년까지 750Wh/L 에너지밀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중저가 시장의 경우 메인 스트림 시장에서는 고전압 Mid-Ni(미드 니켈) NCM 제품을 주력으로 할 계획이다. 어포더블(Affordable) 시장 대응을 위해서는 망간 리치(Mn-Rich) 제품과 함께 리륨인산철(LFP)제품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원통형 신규 폼팩터인 46 시리즈는 2170 대비 5배 이상의 에너지 용량을 확보할 수 있고, 탭리스(Tabless) 등 차별화된 셀 구조를 적용해서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고 전극 제조의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아울러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증설 계획을 발표했던 미국 에리조나 공장의 생산제품을 기존 2170에서 46시리즈로 변경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LG에너지솔루션의 재무건전성은 좋은 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 비율은 83%, 순차입금 비율은 23%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현금흐름은 약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전분기(4조8600억원) 대비 소폭 증가한 4조8750억원에 그쳤다. 1조3000억원의 현금흐름 발생에도 3조5000억원의 CAPEX(자본적지출)를 집행했기 때문이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LG그룹의 2인자 권영수 전 부회장이 용퇴하고, 김동명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부터 LG에너지솔루션을 이끌고 있다.

​김 사장은 1969년 생으로 연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대학원 재료공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엔지니어 출신의 배터리 전문가다.

​​1998년 LG화학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했다. LG화학 모바일전지개발센터장, 모바일전지상품기획담당, 소형전지사업부장,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김 사장은 지난해 취임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2.0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

​김 사장은 "지난 3년이 양적 성장과 사업 기반을 다진 LG에너지솔루션 1.0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진정한 질적 성장을 이루는 엔솔 2.0의 시대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변동성이 높은 원재료 시장에서 외부 리스크에 노출되더라도 원가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기술 및 신공정 도입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는 근본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이기는 전략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올해 역시 전기차 수요 악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우려도 전기차 수요 약세는 빠른 시일 안에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북미의 대선 영향, 일부 OEM 등의 속도를 조절하는 부분들, 유럽의 성장 둔화와 친환경 정책 일부 지연 중국의 여러가지 침투율 상승에 따른 경기 영향이 있어서 올해 수요는 기대보다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2024년 수익은 금년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진 않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LFP 등 중저가 제품을 업고 중국 배터리 점유율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위기감이 더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나해 1~11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총 사용량은 약 282.9GWh로, 전년 동기 대비 48.8%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29.1%에서 27.7%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업체 CATL은 22.1%에서 27.7%로 점유율이 올랐다. ​

​​​유럽 완성차업체들이 오는 2025년부터 보급형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본격적으로 채택할 계획인 만큼, 유럽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 하락 가능성도 점쳐진다.

​◆ 선수 한 마디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61.44배(동일업종 43.42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4.56배 수준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전기차 시장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높은 기술력과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한 동사의 실적은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올해는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오는 1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GM과의 AMPC 지급 관련 협의와 미국 대선 결과 등에 따라 중장기 실적 전망치가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4년 전기차 수요는 상저하고가 뚜렷할 전망이다"며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가격 인하 경쟁이 일단락되고 주요 신차들이 출시되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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