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합병법인 출범 기대' 셀트리온

최근 52주 신고가 기록...통합법인 출범 영향
바이오의약품 부문 비중 커...유럽·미국 시장점유율 성장세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 40% 육박
서정진 명예회장 장남 서진석 의장 대표이사 합류
최근 국내 경쟁 심화 양상

박소연 승인 2024.01.08 17:48 | 최종 수정 2024.01.08 17:49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이 최근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2일 52주 최고가인 24만1000원을 기록했다. 8일 기준으로는 14.52% 떨어진 20만60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이 주가 또한 지난달 초(12/7, 15만75000원)과 비교해 한달 새 30% 넘게 오른 수준이다.

​주가 상승은 서정진 창업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고 셀트리온 통합법인(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이 출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셀트리온 3형제(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는 지난 2021년 가공 매출과 분식회계 의혹으로 주가가 폭락한 바 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022년 2월 ​"셀트리온이 고의로 분식회계를 하지 않았다"고 최종 결론 내렸지만, 주가 하락세는 여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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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통합법인이 올 상반기에 셀트리온제약까지 합병하면 분식회계 논란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

​셀트리온 측은 "​합병에 따라 셀트리온이 제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체 사업 사이클을 일원화할 수 있게 되면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신약 개발 등을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국내외에서 가격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해 판매 지역과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주주가치 제고에도 나섰다. 전체 발행 주식 2억2029만520주의 1.05%에 해당하는 자사주 230만9813주에 대한 소각 신청 절차에 들어갔다고 8일 밝혔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30조1590억원으로 코스피 11위 수준이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32위를 기록해 유일한 바이오 기업으로 순위에 올랐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셀트리온의 사업 부문은 바이오의약품과 케미컬의약품으로 나눠진다. 지난 3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각각 71.38%, 14.11%를 차지했다.

​바이오의약품은 바이오를 원재료로 만드는 약품이다. 바이오란 균주, 세균을 비롯한 생명을 가진 생물체를 말한다. ​바이오의약품의 반대 개념은 합성 의약품으로 비생물체를 원료로 한다. 바이오의약품은 합성 의약품보다 효능이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은 편이다. ​

​셀트리온은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CT-P13)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트룩시마(CT-P10), 허쥬마(CT-P6), 유플라이마(CT-P17), 램시마SC·짐펜트라(CT-P13 SC), 베그젤마(CT-P16) 등 다양한 제품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은 전 세계 11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주요 바이오·제약 시장인 유럽을 중심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램시마 기준 유럽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48.4%에 달했다. 미국 시장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9.9%를 달성했다.

​아울러 ​​항체의약품 신약을 자체 또는 공동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CT-P13 SC 미국 브랜드명) 미국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짐펜트라는 세계 최초 인플릭시맙(Infliximab) 성분의 피하주사 제형으로 미국 FDA로부터 제형의 차별성을 인정받아 신약 허가 프로세스 진행을 권고받았다. 이는 셀트리온이 ​FDA로부터 획득한 최초 신약 승인이다.

​또한 2020년 초 글로벌 팬데믹을 야기한 코로나19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CT-P59)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렉키로나는 대한민국 식품의약품안전처(MFDS)와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HIV 치료를 위한 3성분 복합제 개량신약 CT-G07은 2020년 4월 FDA로부터 잠정 승인을 받았으며, 2023년에는 국제조달 최대 공급사인 Global Fund와 HIV 포트폴리오 2제품의 장기공급에 대한 재계약을 완료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네페질 패치제인 도네리온패취는 2021년 11월 식약처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세계 최초 도네페질 패치제 지위를 확보했다.

​셀트리온의 생산능력(CAPA)은 자체 생산설비인 1공장 10만리터(L), 2공장 9만L, 그리고 해외 소재의 의약품위탁생산(CMO) 업체를 활용해 연간 총 27만L의 CAPA를 확보하고 있다.

​2020년 11월 다품종 생산 및 공급 체계 구축을 위해 6만L 규모의 3공장 신축 계획을 발표했다. 3공장은 2023년 내 준공 완료 후 2024년 11월부터 상업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완공 시 셀트리온은 연간 생산량 총 25만L의 자체 생산 설비를 확보하게 될 예정이다.

또한, 2023년 9월 연 800만 바이알 규모 신규 완제의약품 공장 증설 착수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셀트리온의 지난 3분기 매출은 1조 7938억원, 영업이익은 633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1%, 25.2% 상승한 수치다.

매출은 바이오시밀러 제품별로 고르게 매출 발생한 가운데 CMO 매출 더해지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 기록했다. 특히 이스라엘 최대 제약사인 테바(TEVA) 의약품 CMO 매출이 600억원가량 발생했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률은 35.3%에 달한다. 매출이익률이 높은 유플라이마 및 램시마SC의 매출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46.3%를 기록했다. 2021년 40.1%, 2022년 37.8%에 비해 상승세에 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수치다.

순차입금은 4853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4755억원, 2022년 1979억원에서 오름 추세다.

차입금 증가는 설비 투자 외에도, 셀트리온헬스케어 자금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적으로 조달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합병 법인 출범 이후 셀트리온의 부채비율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셀트리온의 부채비율은 46.3%,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부채비율은 142.13%이지만, 사업구조상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입채무가 대부분 셀트리온에 내줘야 할 금액이기 때문이다. ​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셀트리온은 기우성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기 부회장은 1961년생으로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셀트리온의 전신인 넥솔을 창업할 때 합류한 원년 멤버다.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장 시절 램시마를 개발해 셀트리온의 기반을 닦았다.​

이후 기술생산부문 생산지원본부, 생명공학사업부문 생산지원본부, 경영지원부문 등을 거쳤다.

2015년 셀트리온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고, 2018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 서 회장의 장남 서진석 의장이 대표이사로 등판하면서 가족 경영이 본격화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셀트리온은 이사회를 열고 제조개발사업부 총괄로 기우성 부회장(현 셀트리온 대표이사), 글로벌판매사업부 총괄 김형기 부회장(전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이사), 경영사업부 총괄 서진석 의장(현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 3인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하는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최근 대기업군이 바이오산업에 투자를 늘리면서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LG그룹의 바이오를 담당하는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SK는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투자에 나섰다. 최태원 회장의 장녀 최윤정 씨가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을 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또한 6공장 증설, 알츠하이머 신약 생산 등에 힘주는 모양새다.​

​◆ 선수 한 마디

지난 3분기 기준 셀트리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9.93배(동일업종 117.55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6.71배 수준이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나, 향후 짐펜트라와 유플라이마와 후속 시밀러(스텔라라, 졸레어, 악템라 등)의 출시 등 펀더멘탈(기초체력) 이슈에 따라 중장기적 주가 흐름이 확인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 그룹 합병 기대효과는 △거래구조 단순화를 통한 투명성 제고 △​원가 경쟁력 강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통합 자원을 활용한 대규모 투자 측면에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병 후에는 제품 판매 매출로 통합되면서 수익 인식이 더 명료해지고, 매출원가가 기존의 매입원가가 아닌 제조원가로 변경되면서 원가구조가 개선될 예정이다"며 "따라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그동안 높은 매출원가로 제한되었던 신규시장 진입 및 입찰 참여 기회 확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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