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52주 신고가 경신 '기아'

작년 연간 영업익 12조원 예상
호실적 바탕 재무구조 개선
아시아 실적 부진 오점...중국 연간 45만대 판매 목표
"4분기 두자릿 수 수익률 예상"

박소연 승인 2024.01.02 19:21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기아가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기아는 장중 10만9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2일 9만91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는 올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급 실적을 달성했다. 단가 인상에도 마진이 비교적 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판매가 원활히 이뤄진 영향이다.

기아는 올 3분기 매출 25조5454억원, 영업이익 2조86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3%, 272.9% 늘어난 수치다. 순이익 또한 384% 증가한 ​2조2210억원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선 기아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년 대비 판매가 급증했다. 총판매량은 77만8000대로 전년보다 3.5%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시장에서 전년보다 15% 늘어난 26만6000대를 판매했다. 유럽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8.3% 늘어난 15만2000대를 팔았다. ​​중동지역에서도 7.4%의 판매증가율을 달성했다.​

하이브리드 판매량 증가도 실적에 기여했다. 현대차·기아는 ​​올 11월 누적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76만7000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약 25만대를 팔며 전체 실적에서 하이브리드차가 21%의 비중을 차지했다.​

2일 기준 기아의 시가총액은 39조 2395억원으로 코스피 8위 수준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기아와 연결 종속회사는 완성차 및 부분품의 제조ㆍ판매, 렌트 및 정비용역 사업을 영위 중이다. 렌트 및 정비 부문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다. ​

주요 제품은 완성차로 승용, 레저용차량(RV), 상용 등으로 구분된다. 승용 주요 차종은 모닝, 레이, K3, K5, K8, 스팅어, K9 등이고, RV 주요 차종은 니로, 셀토스, 스포티지, EV6, 쏘렌토, 모하비, 카니발, EV9 등이며, 상용 주요 차종은 트럭, 버스 등이다.

지난해 1~9월 기준 생산능력은 217만4000대이고, 생산실적은 219만1824대로 가동률은 100.8%였다. 국내 생산공장은 광명, 화성, 광주, 서산(위탁생산)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해외 생산공장은 미국, 슬로바키아, 멕시코, 인도, 중국(연결 제외)에 있다.

기아는 2023~2027년 5년 동안 3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기존 2022~2026년의 5개년 투자계획 대비 4조원 가령 늘렸다. 투자금액 중 전기차와 목적기반형차(PBV) 등 미래사업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새 5개년 투자계획에서 45%다. 작년 5개년 계획 대비 8%p 높아진 수치다.

​아울러 전동화 전환의 속도를 더 높일 계획이다. 기아는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를 160만대 판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출 160조원, 영업이익 16조원, 영업이익률 10% 등 재무 목표도 상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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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금 여력은 어때?

기아는 호실적을 통해 재무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올 3분기 연결 ​기준 기아의 부채비율은 80%로 지난해 말 87.4% 대비 7.4%포인트 하락했다.

차입금도 크게 줄었다. 총차입금은 같은 기간 7조4730억원에서 4조3700억원으로 3조원 넘게 줄었다.

보유 현금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은 11조9250억원에서 17조9040억원으로 6조원 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1.22%를 기록해 전년 말 8.36% 대비 크게 개선됐다.

국내 기업 통틀어 3분기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이 가장 많기도 했다. ​잉여현금흐름 누적액은 7조2480억원을 기록했다. ​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송호성 대표이사 사장이 기아를 이끌고 있다.

송 사장은 1962년생으로,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회사 내 유럽전문가이자, 전략전문가로 평가받는다. ​​

송 사장은 1988년 현대차에 입사해 2007년 기아로 적을 옮겼다. 수출기획실장, 감사1팀장, 유럽총괄법인장,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0년 3월 사장 승진, 6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송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시기로 반도체 수급난이 발생하기도 했다. 송 사장은 팬데믹과 반도체 수급난으로 출고 지연이 발생하자 판매 전략을 '제값 받기'로 전환했다. 수익성 높은 친환경차와 SUV 생산에 집중한 것이다.​

이 전략은 적중해 전기차 정용 플랫폼(E-GMP)의 출시, 각종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셀토스-스포티지-쏘렌토로 이어지는 SUV 풀라인업의 흥행으로 이어졌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기아는 전년 대비 판매고가 크게 증가했지만 국내 및 아시아시장에선 실적이 부진했다.

국내는 개별소비세 일몰 등의 악재로 판매 증가율이 1.1%에 그쳤다. ​인도와 중국시장에선 경쟁환경 악화 및 신차 미출시 등으로 전년 3분기 대비 판매량이 각각 15.6%, 11.1% 줄었다.

작년 기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기아의 시장점유율은 0.56%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1.12% 수준이다. ​​

송 사장은 지난해 3월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내보인 바 있다.

​지난해 4월 개최된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는 2030년까지 중국에서 연간 45만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 선수 한 마디

올 3분기 기준 기아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29배(동일업종 4.16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0.85배 수준이다. ​​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이 기대된다"며 "2024년 2분기 말 EV3, 그리고 같은 해 4분기 말 EV4를 출시할 예정이다. 전기차 라인업 확장을 통해 다양해진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산업 수요와 상품성, 브랜드 밸류, 낮은 재고를 활용해 견조한 판매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인도 시장 판매가 부진했지만 올 상반기부터 판매량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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