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칼럼]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나에겐 어떤 대출이 유리할까

어느 쪽도 유리하다고 할 수 없는 시장 균형 상태
자신의 미래소득과 결부시켜야 현명한 선택 가능

주주칼럼 승인 2023.10.26 16:49 | 최종 수정 2023.10.26 18:17 의견 0

10월 중반부터 주가가 하락하며 우리 주식시장에서 반대매매가 역대 최고다. 급한 불을 끄겠다며 추가로 신용대출을 고민하는 이들 역시 늘어날 성싶다.

필자 주변에 자영업을 하는 지인들 중 사업자 대출을 알아보는 이들도 조금씩 보인다. 한편에선 전셋집이나 내집 마련을 위해 은행문을 찾는 이들도 있다.

그래도 경제지 기자라고 필자에게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대출 중 어떤 게 유리하냐고 물어온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10년 이상의 대출이다보니 어떤 대출을 받아야 할지 고민이 당연히 깊다. 참고로 최근 시세를 알아보니 담보대출 기준으로 변동금리 대출이 고정금리 대출보다 0.1%p 가량 높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변동금리가 더 유리할지 고정금리가 더 유리할지 우리가 아무리 머리를 싸매봤자다.

왜냐하면 어느 쪽이 더 유리할지를 두고 시장의 소위 선수들이 이 순간에도 쉬지 않고 베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이자율스와프(IRS) 트레이더라고 부른다. 이들은 전 세계 투자은행에 소속돼 한국을 포함해 각국 이자율 시장에서 거래하고 있다.

고정금리 대출이 조금이라도 유리하다 싶으면 그쪽으로 수요가 늘어나 고정금리를 끌어 올린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요 공급의 메커니즘 덕분에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는 늘 균형을 찾아간다.

우리 같은 일반인이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10년 넘게 경제를 분석하고 거래를 해 온 이들보다 더 세계 경기와 물가 상황을 잘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오로지 대출을 선택하기 위해, 세계 물가가 어떻고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어떻게 움직일 것이고 글로벌 정세 변화로 원유값이 어떻게 변화할지 연구하는 것은 시간 낭비에 가까울 수 있다.

대신 대출 선택시 따로 염두에 둘 것이 있다. 자신의 미래 소득활동에 대한 전망이다.

예컨대 당신이 매월 고정된 수입을 얻는 연금생활자라면, 향후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지출 수준을 관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즉 고정금리 대출이 낫다.

역시나 아주 임금이 높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직장의 급여 생활자라면, 굳이 변동금리 대출을 받아서 소득 대비 지출의 변동성을 높일 필요가 없다. 소득이 고정됐다면 대출이자도 고정시키는 편이 좋다.

반면 자영업을 하는 경우라면, 특히 경기 민감 업종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경기가 좋아서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 내 장사도 잘 된다. 그러면 대출 금리가 조금 오르더라도 견딜만 하다.

또 경기가 안 좋아 장사가 안 될 때는 변동금리가 떨어져 이자 부담이 조금이라도 주는 게 그나마 한숨을 돌릴 수 한다. 즉 자신의 소득이 경기에 민감하다면, 변동금리 대출을 받는 게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낫다.

전직 한국은행 한 임원은 "시장금리가 오르면 서민이 어렵다는 인식과 언론 보도 때문에, 가능한 한 고정금리 대출을 받아야 된다고 믿는 이들이 많지만 경제활동을 활발히 하는 사람이라면 변동금리 대출을 받는 편이 자신의 금리 리스크를 헤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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