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HBM 패권 전쟁...SK하이닉스 vs 삼성전자​

삼성전자, 올 1분기 반도체 흑자 전환
HBM 12단 제품 2분기 내 양산 예정
SK하이닉스, 같은 제품 양산 3분기로 앞당겨

박소연 승인 2024.05.06 10:00 의견 0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HBM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가 HBM 주도권을 행사하고, 삼성전자가 이를 추격하는 모양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매출 71조90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82%, 931.87% 증가한 실적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이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흑자전환해 눈길을 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D램과 낸드의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 규모 확대로 예상보다 크게 수익성이 개선됐다.

삼성전자, 업계 최초 36GB HBM3E 12H D램 개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최근 HBM 5세대인 HBM3E 8단 제품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제품도 2분기 내에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0일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HBM 공급 규모는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지속 늘려가고 있으며 해당 물량은 이미 고객사들과 공급 협의가 완료된 상태다"며 "또한 25년에도 금년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고, 해당 물량에 대해서도 고객사들과 협의를 원활히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또한 "하반기 HBM3E로의 급격한 전환을 통해 고용량 HBM 수요 선점에 주력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HBM3E의 비중은 연말 기준 전체 HBM 판매 수량의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HBM3E 12단 양산을 올해 3분기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같은 제품의 최초 양산 계획을 밝히면서 이를 견제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SK하이닉스 HBM은 생산 측면에서 보면 올해 이미 완판이며 내년 역시 거의 솔드아웃됐다"며 "기술 측면에서 시장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5월에 제공하고, 3분기 양산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까지 12단 제품에 대해 올해는 양산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불과 일주일 새 계획을 전면 수정한 셈이다.​

​HBM 매출 예상치에 대해서도 밝혔다. 곽 사장은 "하반기 시장 변화도 있어 정확하긴 어렵지만 같은 기간 누적 매출액이 백 수십억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2024년까지 HBM 매출이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

곽 사장은 "HBM 기술 경쟁력을 갑자기 따라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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