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 추진 소식에 흔들리고 있다. 주가는 급락했고 증권가는 오버행(overhang) 부담을 이유로 신중한 시각을 제시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전날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한화오션 지분 일부 매각을 위한 수요예측에 착수했다. 산은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은 19.5%(5973만8211주)로, 매각 대상은 약 1300만주 안팎으로 추정된다. 최종 매각 수량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매각 추진은 한화오션 주가가 지난해 말 3만7350원에서 전날 8만9300원으로 2배 넘게 오른 상황에서 이뤄졌다. 또 산은의 낮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13.9%)을 방어하기 위한 자산 건전성 제고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것은 아니며, 잔여 지분 처리 여부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iM증권은 이날 한화오션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19.5% 규모의 산은 지분 매각은 단기적으로 오버행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최대주주 및 산은,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실질 유통물량은 26.8% 수준으로, 이번 지분 매각이 유통물량을 늘려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변 연구원은 한화오션의 1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는 점도 주목했다. 한화오션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58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88.8%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1863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변 연구원은 "공정 정상화와 생산성 개선에 따른 이익 확대가 별다른 일회성 요인 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조선업계 전반의 생산성 개선이 이제는 구조적 변화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오전 한화오션 주가는 전날보다 11.31% 하락한 7만9200원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