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중심의 수익 구조 전환에 성공하면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연결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2%, 영업이익은 158%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2번째, 1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42%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48.5%)와 맞먹는 수치다.
이로써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물론, 전사 영업이익도 2개 분기 연속 추월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6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잠정 공시한 바 있다.
[그래픽=챗GPT]
이 같은 실적의 중심엔 AI 수요와 맞물린 HBM이 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경쟁력을 입증하는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이 조정기에 진입하더라도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 개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HBM3E(12단) 양산이 본격화되며 실적의 질도 한 단계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성장을 전망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연평균 약 50%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란 예측도 내놨다.
증권업계는 하이닉스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빅테크의 투자 규모 축소 가능성이 있고, 설령 투자 수준이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구축하는 자산의 대부분이 관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질적인 구매력은 축소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SK하이닉스는 견조한 실적에도 글로벌 제조사 중 가장 저렴한 밸류에이션을 가졌으며, 현 주가는 저평가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이번주부터 발표될 빅테크의 투자 기조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유연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가 마주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기대치는 너무 높아보인다. 향후 이익전망 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편으론 반도체 주가들은 이미 고점 대비 대부분 40% 하락한 상황이다. 우려는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