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표한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다양한 자본조달 시나리오 중 유상증자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결론을 내린 이유가 의문"이라고 지적하며 "굳이 현 시점에서 대규모 주주가치 희석화를 가져오는 유상증자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일 장 마감 후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보통주 595만500주를 1주당 60만5000원에 발행할 예정이며, 발표 직후 주가는 하루 만에 13% 하락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25일 경기 성남시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5년 주주총회’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유상증자와 관련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로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고 대한민국 방산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거버넌스포럼은 이사회 의사결정의 정당성과 자본조달 방식의 타당성을 문제 삼았다.

포럼은 "자본배치는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대상인데, 이사회에서 자본배치 관련 활발한 토론을 했느냐"고 지적하며, "이사회가 화상으로 짧게 진행됐다"는 점을 들어 절차적 정당성도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포럼은 "한화오션 지분 인수 후 불과 한 달 만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강행하며 일반주주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회사 여유 자금은 지배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계열사 주식 인수에 쓰고, 신규 투자금은 일반주주에서 받고자 하니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월 1조3000억원 규모의 한화오션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강하게 반박했다. 한화 측은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유상증자를 발표했다"며, "이사회에서는 사전 설명회와 활발한 토론, NH투자증권의 의견 청취 등을 통해 충분한 심의가 이루어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화오션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는 독립적인 거래이며, 인수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손재일 대표는 이에 대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데, 단기간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보니 자금 마련에 애로가 있었다"며, "차입은 부채비율을 급격히 높이고 재무 구조를 악화시켜 경쟁 입찰에서 불리해진다. 이를 감안할 때 유상증자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년간 10조원이 넘는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유상증자 없이도 투자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한화그룹의 승계 작업에 주주 자금이 활용된 것으로 보고, 상법개정안 추진의 이유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