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가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2025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배당 안건 분석 시 상장사들이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스틴베스트는 17일 발표한 ‘2025 정기주주총회 시즌 프리뷰’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의 주요 키워드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연계된 주주환원정책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주주제안 △기업집단 동일인의 책임경영 △이사회의 환경 및 사회 리스크 관리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100개 상장사(2025년 2월 초 기준) 중 절반 이상이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 지표로 '총주주환원율(TSR)'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스틴베스트는 배당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포함한 총주주환원의 맥락에서 배당이 적정한 수준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주주환원 관련 안건 경합..과다 배당 반대 규정 신설
최근 주주제안이 증가하면서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주주환원 안건 경합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서스틴베스트는 기업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해칠 수 있는 과도한 배당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즉, 주주가치를 고려한 합리적인 배당 정책이 필요하며, 배당이 과소할 경우뿐만 아니라 과도할 경우에도 주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서스틴베스트는 "기업들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인 배당 확대가 아니라 장기적인 재무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배당이 과소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강화함과 동시에, 과다 배당이 기업의 성장성과 지속가능성을 저해할 경우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 경영권 분쟁과 주주제안 증가...이사회 구성 영향 고려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주주제안은 올해 정기주총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사 선임안 및 이사 수 변경을 위한 정관 개정안 등 이사회 구성과 관련된 안건이 다수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스틴베스트는 어느 쪽이 주도하는 이사회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장기적 주주가치 증대에 더 적합한지 면밀히 분석해 찬반 의견을 제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업집단 동일인의 이사 재선임 안건도 분석을 강화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동일인의 경영 지속성이 주요 검토 사항이었지만, 앞으로는 책임경영 측면에서의 평가를 추가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사회의 환경 및 사회 리스크 관리 강화
보고서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이사회 역할 강화에 대한 논의도 포함됐다.
서스틴베스트는 기존에는 기후 리스크 관리와 관련한 공시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탄소중립 선언 및 계획 수립 등 실질적인 성과를 기준으로 평가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기업들이 ESG 경영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류호정 서스틴베스트 의안분석파트장은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기업들의 투자자 소통이 강조되면서,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역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올해 정기주총 시즌은 어느 때보다 활발한 주주활동이 예상되며, 이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역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