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제도 개선으로 5% 이상 자사주를 보유한 경우 공시가 의무화된다. 주요 지주사 주주들의 주주 가치 제고가 기대된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주권상장법인의 자기주식 제도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해 오는 3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에 따라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을 제한한다. 현재 자사주에 대해서는 의결권, 배당권, 신주인수권 등 거의 모든 주주권이 정지되나, 인적분할에 대해서는 그간 법령과 판례가 명확하지 않아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이 이뤄져 왔다.

소위 '자사주 마법'으로 인해 자사주가 주주 가치 제고가 아닌 대주주 지배력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개정 시행령은 상장법인의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대해 신주 배정을 할 수 없도록 명확히 규정했다. 또한, 상장법인이 다른 법인과 합병하는 경우에도 소멸되는 법인이 보유하는 자사주에 대해 신주 배정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아울러 자사주의 보유와 처분 등 과정에서 공시를 대폭 강화했다.

개정 시행령은 임의적인 자사주 보유·처분에 대한 시장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상장법인의 자사주 보유 비중이 발행주식 총수의 5% 이상이 되는 경우 자사주 보유 현황과 보유 목적, 향후 처리 계획 등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공시하도록 했다.

또한 모든 상장법인이 자사주 처분 시에는 처분 목적과 처분 상대방 및 선정 사유, 예상되는 주식 가치 희석 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대기업 주요 지주사들의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편이다. 자사주는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수단 또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여겨졌다.

재계 10위권 그룹을 살펴보면 순환출자 구조 등으로 지주사가 없는 그룹을 제외하고 SK(24.8%), LG(3.9%), 포스코홀딩스(8.48%), 롯데지주(32.51%), 한화(7.45%), HD현대(10.54%), 신세계(10.94%), CJ(7.26%) 등 대부분의 지주사가 5% 이상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비중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고 많다고 평가할 수 없지만, 5% 이상 보유한 경우 지배주주가 경영권 방어용으로 자사주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주주 가치 제고 측면에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항구적으로 주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자사주 매입만 할 경우 시중에 유통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시 의무화는 주주가 향후 주가를 예상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시장 정보를 인지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주경제신문 박소연 soyeon0601@s-econ.kr 박소연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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