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기존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했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대통령과의 접촉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 연준, 3회 연속 금리 인하 후 동결 결정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현행 4.25~4.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9월, 11월, 12월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후 처음으로 금리를 유지한 결정이다. 이번 동결 결정은 FOMC 위원 전원 일치로 이뤄졌다. 연준은 향후 경제 지표를 면밀히 검토하면서 금리 조정의 강도와 시점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회의 종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정책 조정을 고려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의 실질적인 진전이나 고용시장의 일부 약화를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준이 보유한 국채 및 주택담보증권(모기지증권) 축소 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열려 큰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연준이 금리를 즉각 내릴 것"이라고 발언하며 인하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한 적이 없다"고 밝히며, 연준이 독립적으로 정책을 결정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 경제 전망과 향후 정책 방향은?
연준은 성명을 통해 최근 경제 활동이 견조한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업률은 낮은 수준에서 안정됐으며, 노동시장 역시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다소 높은 상태라는 점을 지적하며, 물가 안정 목표(2%)를 유지하기 위해 신중한 정책 운용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새로운 정책 환경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새 정부의 관세 정책, 이민 정책, 재정 정책 등의 영향이 불확실한 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며 "현재는 상황을 지켜볼 단계"라고 설명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3.0%)과 미국 간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1.5%포인트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국내 금융시장도 연준의 정책 기조를 주시하고 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문은 매파적이었으나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현재 정책금리는 장기 중립보다 제약적이라는 발언을 통해 추가 완하 여지가 있음을 밝혔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또 "미 연준의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은 6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