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늘린 HMM...아직 갈 길 멀다

점유율 1년새 2.7%->2.9% 상승
올해 해운동맹 재편...선사들 선복량 적극 확충
2030년 중장기 전략 155TEU·점유율 5% 목표

박소연 승인 2025.01.15 14:23 의견 0

HMM의 컨테이너선 선복량과 시장 점유율이 1년 새 소폭 증가했다. 다만, 2030년 중장기 목표까지 도달하기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프랑스 해운전문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글로벌 주요 선사 11개의 선복량은 2455만5515TEU(2024년 1월 13일 기준)에서 2694만6001TEU(2025년 1월 15일 기준)로 9.74% 증가했다.

글로벌 선사 중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것은 MSC와 Hapag-Lloyd(하팍로이드)다.

MSC는 지난해 1월 567만5642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서 올해 1월 634만4928TEU로 선복량이 약 66만TEU 증가했다. 시장점유율 또한 19.9%에서 20.2%로 0.3%포인트 상승해 지속적으로 시장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하팍로이드는 같은 기간 197만3181TEU에서 233만4505TEU로 약 36만TEU 증가했다. 점유율 또한 0.5%포인트 상승하면서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

Maersk(머스크), CMA CGM, COSCO(코스코)는 전년 대비 각각 26만8124TEU, 23만36TEU, 25만5324TEU가 증가했다. 선복량은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각각 0.5%포인트, 0.5%포인트, 0.1%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경쟁 심화로 점유율을 일부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해운동맹 재편 과정에서 선대를 적극적으로 확충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가 결성한 '제미나이 협력'은 오는 2월 출범할 예정이다. HMM은 2월부터 ONE·Yang Ming(양밍)과 함께 새로운 해운동맹 '프리미어얼라이언스'를 결성해 세계 1위 선사 MSC와 협력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따라서 글로벌 해운동맹은 '오션얼라이언스'(시장점유율 28.6%), '제미나이'(21.5%), 'MSC'(20.2%), '프리미어얼라이언스'(11.5%)로 재편된다.

기존 글로벌 해운동맹은 MSC·머스크의 '2M'(34%), CMA CGM·코스코·Evergreen Line(에버그린)의 '오션얼라이언스'(29%), 하팍로이드·ONE·HMM·양밍이 연합한 '디얼라이언스'(18%) 3강 체제였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MSC가 선복량을 가장 많이 늘려서 점유율을 올린 이유는 현재 얼라이언스가 없고 단독으로 운항하면서 글로벌 얼라이언스에 편입된 선사들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얼라이언스에 버금가는 선복량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팍로이드의 경우에는 글로벌 5위의 선복량을 수성하기 위해 최근 신규 발주도 했지만 용선계약을 늘려서 선복량을 많이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유일하게 선복량을 늘리지 않은 선사는 양밍이다. 같은 기간 70만8591TEU에서 70만5505TEU로 3086TEU가 감소했다.

HMM은 같은 기간 선복량은 78만3732TEU에서 90만6167TEU로, 점유율은 2.7%에서 2.9%로 증가했다.

경쟁이 심화되어 글로벌 선사들의 점유율이 유지되거나 소폭 감소하는 상황에서, HMM의 선복량과 점유율 증가세는 의미 있는 진전으로 해석된다.

선박의 총 적재 용량을 나타내는 선복량은 해운 선사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다. 선복량은 선사의 물류 처리 능력을 나타내며, 운송 서비스의 규모와 범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구교훈 회장은 "정기선 운송은 일정한 항로와 항구를 따라 정해진 운송 시간을 준수하며 규칙적으로 운행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이를 위해선 충분한 선박 운송 능력을 확보해야 화주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미주, 유럽, 지중해, 동남아,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7개 주요 항로에 필요한 운송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충분한 선복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HMM의 현 시장점유율 수준은 글로벌 해운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없는 수치이고, 우리나라 수출 화주들의 교역량이 가장 많은 항로인 미주항로, 유럽항로, 동남아 항로에 주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HMM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컨테이너 사업의 경우 11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155만TEU(130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글로벌 점유율을 5%까지 늘리겠다고도 밝혔다.

다만, HMM이 2030년 155만TEU까지 선대를 확충해도 글로벌 점유율을 5%까지 올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기준 총 컨테이너 선복량안 3156만0365TEU를 기준으로 155만TEU를 달성할 시 점유율 5%에 근접할 수 있다. 글로벌 선사들이 경쟁적으로 선대를 늘리면서 2030년에는 전체적인 컨테이너 선복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HMM 관계자는 "현재 다른 선사들도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면서 선대를 계속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지금 운임이 좋다 보니 폐선해야 되는 선박들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인데, 추후 시장상황이 안 좋아지면 폐선이 점유율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또 정책적으로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해야 하는 선박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155만TEU를 달성했을 때 시장점유율 5%를 달성할 수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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