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말까] ‘새 주인 KCGI 대주주 승인 관건’ 한양증권

KCGI, 내달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 예정
인수 펀드 주요 LP OK금융그룹, 대부업 청산
공정위, 올해 초 OK금융그룹에 ‘일감 몰아주기’ 제재 예정

김나경 승인 2025.01.15 11:46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최근 1년간 한양증권 주가 추이. 한양증권 주가는 지난해 8월 KCGI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52주 최고가(1만9410원)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 대비 71% 상승한 가격이다. 하지만 이후 지분매각 계약을 맺은 KCGI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차일피일 미루자 주가는 상승분을 반납했다. 지난 13일 기준 종가는 52주 최고가 대비 41% 하락한 1만1430원이다. (사진=네이버증권)

한양증권의 새 주인으로 나선 KCGI가 이달 중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한양증권 최대주주와 지분매각 계약을 맺은 지 4개월 만이다.

앞서 한양증권은 지난해 9월 KCGI가 한양학원과 백남관광, 에이치비디씨의 한양증권 보통주 376만6973주(지분율 29.59%)를 2203억6792만50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가격은 주당 5만8500원이다.

KCGI는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했으며, 여기에 OK금융그룹과 메리츠증권이 각각 1000억원을 출자했다. OK금융그룹은 전액 에쿼티(Equity, 순자산) 방식으로 투자했으며, 메리츠증권은 절반은 에쿼티, 절반은 대출 방식으로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 펀드의 지분은 OK금융그룹 40~50%, KCGI·메리츠증권이 각각 20~25%로 추정된다.

펀드 주요 출자자(LP)인 OK금융그룹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달 대부업을 완전히 청산했지만, 청산 과정에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위반 의혹을 받고 있으며, 자산 건전성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은 지난달 30일 공정거래법상 공시 대상 계열사인 두 대부업체 H&H파이낸셜과 옐로우캐피탈을 최종 청산 처리했다. 대부업을 완전히 털어낸 것이다.

하지만 대부업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불법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23년 5월부터 해당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올해 초 내로 조사결과에 따른 제재를 결정할 예정이다.

재무건전성도 발목을 잡고 있다. OK금융그룹 계열사인 OK캐피탈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1000억원에 가까운 부실채권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의 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사전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은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을 10% 이상 소유하게 되거나, 중요 경영사항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주주다.

대주주는 재무건전성 기준을 충족하고,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공정거래법·조세범 처벌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한양증권 사옥. (사진=한양증권)

한양증권은 1956년 3월 설립된 중소형 증권사다.

학교법인인 한양학원(16.3%), 백남관광(10.9%)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1.1%다.

자본 규모가 경쟁사 대비 절대적으로 작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5087억원이다.

본점 포함 4개의 국내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5개년 평균 순영업수익 점유율은 0.9%다.

자본규모와 시장점유율은 작지만, 수익성은 우수한 편이다.

최근 5개년 평균 자산수익률(ROA)은 2.3%며, 순영업수익/판관비율은 145.4%다. 같은 기간 중소형사 평균 ROA는 1.4%, 순영업수익/판관비율은 135.9%였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건전성 위험도 경쟁사 대비 낮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양증권의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약 1282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25.2% 수준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진=한양증권)

임재택은 지난 2018년 3월 한양증권 대표이사에 올랐다. 지난해 3월 4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까지다.

1958년생으로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쌍용투자증권 입사로 증권업계에 첫발을 들였다.

이후 굿모닝증권(현 신한투자증권) 기업금융부장과 마케팅본부장, IM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메리츠종합금융증권 고문, GB프라이빗에쿼티 부회장 등을 지냈다.

2018년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며 한양증권에 합류했다.

대표이사 부임 후 한양증권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한양증권은 지난 2023년 순이익 3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임 대표 부임 전 3개년(2016~2018년) 평균 순이익인 55억원의 7배 수준이다.

임 대표는 올해 초 KCGI와의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하고, 교육재단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방침이다.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는 지난해 12월 30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2025년 M&A 종결을 기대한다"며 "M&A가 종결된다는 건 새로운 지배체제가 만들어진다는 것이자 한양증권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동안 한양학원이라는 교육재단의 틀에 갇혀있었다"며 "과거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새롭게 규정하고, 새롭게 보고,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대주주가 KCGI로 변경된 후 배당정책이 확대되면, 자본적정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양증권은 영업용순자본 규모가 작아 위험액 증감에 따른 자본적정성 지표의 변동성이 높다.

배당 부담이 높아질 시, 이익의 내부 유보를 통한 자기자본 확대가 제한된다.

한양증권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우수한 자산건전성을 기록했지만, 자산건전성 분류대상에서 제외된 부동산개발사업 관련 매입대출채권을 포함한 실질적인 자산이 셀다운(투자자 재판매)되거나 손상인식될 경우,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실질 대손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앞서 한양증권은 지난 2022년 약 1000억원의 부동산개발사업 관련 매입대출채권을 자산건전성 분류대상에서 제외하고 당기손익-공정가치평가 금융자산으로 분류 변경했다.

◆ 선수 한 마디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한양증권은 기업금융(IB)과 자기매매 중심의 수익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며 “부동산 PF 업황의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한양증권이 강점을 보이는 부동산 PF 금융주선 사업 관련 수수료가 감소하는 등 수수료 수익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자기매매부문의 이익기여도가 높아짐에 따라 향후 수익 기반의 안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