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 계열에서 비주력 계열사를 사모펀드(PEF)에게 매각하는 M&A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산업구조 재편과 사업 효율화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SK와 롯데 등 많은 대기업들이 핵심 사업에 집중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예컨대 SK쉴더스, SK렌터카, 롯데렌탈, SK스페셜티 등에서 PEF가 주요 인수자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기존에 기대했던 대기업 계열로부터의 지원이 사라지고, 이에 따라 신용등급 하락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대주주 변경은 기존에 채권자가 기대했던 계열사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만들어 자금 회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친다.
현승희 나이스신용평가 평가정책실장이 14일 보고서를 통해 M&A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현 실장은 "M&A가 진행되면서 계열사와의 사업 연계성이나 자본시장 접근성의 약화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PEF는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주 목적이므로 계열 지원의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 계열에서 PEF로 대주주가 변경되면 신용등급에 하향 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채권자 보호를 위한 절차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대기업 계열에서 PEF로의 대주주 변경이 이루어지면, 사채관리계약서 상에 설정된 조기상환청구권이 발동될 수 있다.
이는 기업에 단기적인 자금 부담을 안겨줄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현 실장은 "채권자들이 조기상환을 요구할 유인이 크기 때문에, 유동성 대응 방안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몇 가지 사례에서 대기업 계열에서 PEF로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바 있다.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는 각각 롯데그룹에서 PEF인 JKL파트너스와 MBK파트너스에 매각되었고, 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었다.
반면, 롯데렌탈과 롯데카드는 계열 지원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PEF로의 매각이 진행되었으므로, 신용등급에 큰 변동은 없었다.
이처럼 대기업 계열에서 PEF로의 대주주 변경은 계열 지원 가능성의 소멸을 의미하며, 이는 신용등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는 "특히, 계열사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큰 대기업 계열에서 PEF로의 전환은 신용등급 하향을 초래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PEF로의 대주주 변경은 유동성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으며, 이는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롯데렌탈의 경우, PEF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되었으며, 이에 따라 유동성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경우, 사채권자의 조기상환 요구와 이에 따른 자금 조달 문제는 중요한 점검 사항이다.
현 실장은 "결론적으로, M&A와 대주주 변경은 기업의 신용등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대기업 계열에서 PEF로의 변경은 계열 지원 가능성을 제거하고, 기업의 재무적 융통성과 사업적 연계성에 변화를 주기 때문에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 투자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하고, 신용등급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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