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최종 승인에 SAF 의무 도입까지...대한항공 운임 오르나
연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 절차 마무리
EU, 내달 SAF 의무 혼합 의무화
대한항공 "운임 상승 없다"
박소연
승인
2024.12.04 11:03
의견
0
아시아나항공과의 최종 합병 승인과 더불어 유럽연합(EU)이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대한항공의 운임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DOJ)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최종 승인했다.
앞서서는 유럽집행위원회(EC)가 지난달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을 위한 선결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 심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기업 결합을 위한 14개 필수 신고국에 대한 승인을 모두 끝냈다. 이는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시한 이후 4년여 만이다.
대한항공은 연내에 아시아나 지분 인수 절차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이달 20일까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아시아나항공 주식 1억3157만8947주(지분율 63.9%)를 취득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양사의 합병이 마무리될 경우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도약하게 된다. 아울러 양사의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합병까지 마무리될 경우 국제선 여객 수송 점유율이 7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22년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며 향후 10년 동안 운임 인상 제한, 좌석 공급 축소 금지 등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국토교통부 또한 운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약속한 바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모니터링하는지에 대해 한 번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다.
여객 소비자 입장에선 운임 상승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윤문길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운임이 오르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사회적인 관점에서 운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들이 필요하다. 가령 미국에는 DB1B라는 제도가 있는데 미국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은 의무적으로 판매 가격의 10%를 정부에 고지해야 하며 미국 국민들은 이 데이터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이 내년 1월부터 EU 회원국 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기에 SAF를 최소 2% 의무 혼합하는 정책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항공권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U는 내년 1월 1일부터 27개 회원국 공항에서 이륙하는 항공기에 SAF를 최소 2% 포함하도록 의무화한다. SAF 혼합 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로 높아지고 2050년엔 최종 70%에 달하게 된다.
따라서 국내 항공사 또한 다음 달부터 SAF의 비중을 2%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친환경 연료로 꼽히는 SAF는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량을 약 80% 줄일 수 있지만 기존 항공유보다 2.5배가량 비싸다.
다만 현재까지는 혼합 비율이 낮기 때문에 실제 항공유 가격 상승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 시장은 글로벌 항공사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치열한 경쟁 시장이다. 이와 같은 글로벌 항공시장에서는 통합 항공사가 일방적으로 운임을 인상하기 불가능한 구조다"고 밝혔다.
이어 "SAF 가격이 일반 항공유보다 높긴 하지만 혼합 비율이 1~2%대로 워낙 낮아 현재로서는 SAF 도입에 따른 항공권 운임 인상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