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매출 3.5조 달성' 순항 중인 한진

2025년까지 매출 3.5조원 달성 목표
대전 스마트 메가 터미널 올해 완공
국내 택배 시장 점유율 10% 수준
조현민 사장 등기이사...과거 기업가치 훼손 이력
"3분기 수익성 회복 예상"

박소연 승인 2024.10.29 13:36 | 최종 수정 2024.10.31 12:43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한 한진이 2025년 목표했던 경영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지난 2021년 '중장기 비전 2025'를 발표하고, 2025년까지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1750억원, 영업이익률 5%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위해 총 총 648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대전 메가 허브 터미널 구축 등 택배 생산능력(CAPA) 확대 및 설비 자동화 5094억원, 부산 및 인천컨테이너터미널 추가 선석 확보, 물류센터 인프라 확충 612억원, IT시스템 업그레이드 230억원, 육운·하역 장비 544억원 등이다.

한진은 2021년부터 약 3년간 약 3000억원을 들여 '대전 스마트 메가 터미널'을 구축했다.

한진은 지난 1월 대전시 유성구 소재 대전종합물류단지에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을 개장했다. 허브 터미널은 5만9541㎡ 부지에 축구장 20개 규모인 연면적 14만9110㎡의 초대형 거점 물류센터다. 하루 120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한진은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 개장으로 기존 전국 택배 인프라를 포함해 하루 총 288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국내외 이커머스 업체들의 배송 경쟁이 이어지면서 대형 물류체계를 갖추고 풀필먼트 서비스가 가능한 택배업체들의 수혜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풀필먼트란 택배사가 기업고객의 제품을 물류창고에 보관한 후 소비자의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포장해 배송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진은 올해 연간 매출 2조9700억원, 영업이익 131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한진의 사업부문은 물류사업, 택배사업, 글로벌 사업으로 나눠진다. 택배사업과 글로벌 사업의 경우 B2B, B2C를 모두 운영하고 있다.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비중은 각각 57.0%, 34.2%, 8.8%를 차지했다.

물류사업은 육상운송, 항만하역, 해상운송, 창고운영, 차량종합서비스 등으로 구성된다. 물류사업 중 매출 기여도가 높은 서비스는 육상운송과 항만하역이다. 나머지 사업은 매출 비중이 낮은 편이다.

육상운송의 경우 국내 최대 컨테이너 터미널을 하고 있다. 다양한 화물을 하역, 운송, 보관까지 하는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운사업은 국내 최초로 연안해상운송을 개시했다. 중량물 프로젝트 화물, 방사성폐기물과 같은 특수선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창고사업은 국내 주요 거점에 상온·저온 물류센터와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를 바탕으로 맞춤형 물류센터 개발·운영 대행, 컨설팅 등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택배서비스는 1992년 한진이 최초로 도입했다. 전국 120여 개의 분류터미널과 800여개의 집배점, 1만대 수준의 집배송 차량을 보유 중이다.

국내 택배 시장에서 점유율 10% 초반 수준을 확보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사업은 화물 운송 계약 중개 및 대리 서비스다. 한진은 해외 18개 국가에 현지법인과 지점 등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포워딩, 이커머스 물류, Project·Commercial Cargo 국제운송 서비스 등 글로벌 물류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한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에 위치한 한진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를 통해 알리·테무 등 글로벌 이커머스 화물 보관, 분류,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한진은 조현민 사장이 이끌고 있다. 조 사장은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다.

1983년생인 조 사장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글로벌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05년 LG에드에 입사해 2007년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진에어 마케팅부,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여객마케팅부, 한진관광, 칼호텔네트워크 등을 적을 옮겼다.

과거 기업가치 훼손 이력이 있다. 2018년 '물컵 갑질' 사건으로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났다가 1년 만에 복귀했다.

이후 정석기업 부사장, 한진칼 전무, 한진 마케팅 총괄 전무 등을 맡았다. 2022년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총괄 사장직을 맡았으며 지난해 이사로 등재됐다.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해 온 만큼 물류 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조현민 한진 사장이 이끌고 있는 신사업 성과가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 4월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총괄직을 맡았다.

현재 한진은 △원클릭 택배 △원클릭 글로벌 △훗타운 △디지털 이지오더 △슬로우레시피 △SWOOP(숲) 등 6개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운영 중인 플랫폼은 성과가 딱히 없는 상황이다. 해외 직구를 지원하는 취향직구 아지트 훗타운의 월간 모바일 활성 사용자 수(MAU)는 출시 이후 8000명대에서 고전하고 있다.

소상공인 온라인 판매지원 플랫폼인 디지털 이지오더는 판매하는 상품이 200여개 남짓으로 저조한 이용 실적을 보이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원클릭 택배 서비스는 전년 대비 13% 매출이 오르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조 사장의 플랫폼 신사업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선수 한 마디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진의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물류와 택배, 그리고 글로벌 전 부문에서 외형 성장이 나타났으며, 올 상반기 부진했던 택배 부분도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택배 부문은 상반기 대전 메가허브터미널 가동에 따른 비용 증가에도 가동률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며 부진했지만, 가동률 회복과 네트워크 재편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 등으로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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