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오뚜기의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뚜기는 전날 40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6월 51만300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세 달 만에 22% 가량 하락했다.
오뚜기는 지난 2015년 주가가 146만원을 넘어서는 등 황제주로 거론됐지만, 지금은 2분기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0.69배로 저평가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실적도 부진한 모습이다. 오뚜기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8592억원, 영업이익은 616억원이다. 매출은 0.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경기침체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뚜기는 신사업과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오뚜기는 지난해부터 오너일가를 총동원해 글로벌 사업부를 본부로 격상하고 해외 사업에 힘쓰고 있다. 2028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오뚜기의 해외 매출은 1659억원(9.5%)을 기록했다. 1617억원(9.45%)을 달성한 지난해 반기와 차이가 없었다.
오뚜기는 시장의 관심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10일 기준 일거래량도 2951에 그쳤으며, 오뚜기를 분석하는 리포트 또한 세 달째 없는 상황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오뚜기는 케첩과 카레 등 1위 제품을 다수 보유한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사업 부문은 건조식품류(카레·레토르트), 양념소스류(마요네즈·케찹), 유지류(참기름·식용유지), 면제품류(라면·당면·국수), 농수산 가공품류(밥·미역), 기타(신선 및 냉동식품·포장재·물류) 등으로 나눠진다. 상반기 기준 매출 비중은 각각 8.2%, 17.4%, 11.7%, 27.7%, 19.2%, 15.8%를 기록했다.
오뚜기는 현재 안양, 대풍, 삼남, 포승 등에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다. 각 종속기업들은 평택, 파주, 음성, 고성, 안산 등에 제조시설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 중이다.
해외 사업장으로는 미국, 베트남, 뉴질랜드, 중국 등으로 판매·제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오뚜기는 이를 기반으로 라면 수출국을 현재 55개국에서 70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식품업계가 내수 부진과 경쟁 심화가 가속되면서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오뚜기는 최근 메디푸드 스타트업 잇마플에 투자를 진행하고 협업에 나섰다. 잇마플은 당뇨, 암 등 타 질환으로 식사 조절이 필요한 이들에게 맞춤형 건강식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5월 업무협약을 맺은 잇마플이 기업, 중소병원 등을 대상으로 론칭한 B2B 신사업에 대한 생산 협업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오뚜기는 탄탄한 재무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
재무 건전성 지표를 살펴보면 2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68.43%, 유동비율은 147.50%를 기록했다.
총차입금은 88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514억원 대비 감소했다.
현금성자산은 3714억원, 이익잉여금은 1조9698억원을 보유 중이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오뚜기는 함영준 대표이사 회장이 이끌고 있다. 고(故) 함태호 오뚜기 선대회장(창업주)의 장남이다.
함 회장은 1959년생으로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오뚜기에 입사해 부사장, 사장 거쳐 회장에 올랐다.
다양한 선행 활동에 동참하면서 '갓뚜기'라고 불릴 정도로 착한 기업의 대명사가 됐다.
높은 정규직 비율,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편법 없는 상속세 완납 등의 정도경영을 펼쳐왔다.
오너 일가가 경영에 참여 중이다.
2021년 장남 함윤식 씨가 오뚜기에 입사한데 이어. 장녀 함연지 씨는 지난 5월 미국법인 오뚜기아메리카에 정식 입사했다. 남편 김재우 씨도 함께 일하고 있다.
김재우 씨의 아버지이자 함영준 회장의 사돈인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영입되기도 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오뚜기는 농심, 삼양식품과 더불어 국내 3대 라면 회사로 묶인다. 라면 업계 3위 삼양라면에 밀릴 처지에 놓였다.
삼양식품의 2분기 매출은 4244억원으로 농심(8607억원), 오뚜기(8592억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894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올해 영업이익 기준 업계 1위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미국법인인 삼양아메리카와 신규 설립한 유럽 법인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반면 오뚜기는 내수 시장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 선수 한 마디
오뚜기는 24개 제품을 최대 15% 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30일부터 케첩, 스파게티 소스, 후추, 참기름, 볶음참깨 가격이 오른다. 참기름은 10~15%, 케첩은 13%, 스파게티 소스는 10% 인상을 예고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지속된 원가 부담을 감수하다가 이번에 가격 인상을 진행했다. 당장의 매출 개선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부진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외부 환경요인이 있어 하반기에 대한 예측은 현재로썬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뚜기는 기존 사업의 카테고리를 다지고, 글로벌 진출에 힘쓰고 있다"고 덧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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