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IPO시장, 상장 약발 더 빨리 떨어진다

4분기 상장 기업 주가, 1곳 외 모두 공모가↓
지난 분기 상장 기업 절반은 아직 공모가 상단 거래 中
유동성 악화와 고평가 논란

김나경 승인 2024.10.27 08:01 의견 0
25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서울 영등포구 사옥에서 웨이비스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을 개최하였다. 왼쪽부터 김대영 한국IR협의회 부회장, 민경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한민석 웨이비스 대표이사,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김준만 코스닥협회 상무. (사진=한국거래소)

올 4분기 들어 신규 상장된 기업 가운데 한 곳을 제외한 모든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추락했다. 공모가 상단 주가를 2거래일도 지키지 못한 기업이 절반 이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기업 웨이비스는 2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이날 웨이비스 주가는 한 때 공모가(1만5000원) 대비 23.33% 오른 1만8500원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였으나,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며 1만8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공모가 수준의 주가를 하루도 유지하지 못한 것이다.

올해 4분기 신규상장된 기업들의 주가는 2거래일 만에 줄줄이 공모가 아래로 추락하고 있다.

공모가는 대개 시장가격보다 낮게 조성된 가격이다. 상장주관사가 공모가격을 시장가치보다 지나치게 높게 정할 경우, 공모 청약 수요가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들어 증권시장에 신규상장한 기업은 코스닥 총 7곳이다.

이 가운데 와이제이링크를 제외한 모든 기업의 주가는 이미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웨이비스와 씨메스 주가는 공모 당일,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켐과 루미르 주가 역시 상장 이후 3거래일 만에 공모가 아래로 하락했다. 인스피언과 셀비온은 각각 4거래일과 5거래일 동안만 공모가 상단 수준의 주가를 지켜냈다.

이는 지난 분기 상장 기업의 절반가량이 공모가 상단을 유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3분기 신규 상장된 26개 기업 가운데 KB제30호스팩, 미래에셋비전스팩7호, 이엔셀, 대신밸런스제18호스팩, 티디에스팜, 넥스트바이오메디컬, 교보16호스팩, 산일전기, 엔에이치스팩31호, SK증권제13호스팩, 이스트스팩6호 등 11개 기업 주식은 현재까지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보름에서 한 달 정도 공모가 상단 주가를 유지한 기업도 아이언디바이스, M83, 전진건설로봇, 시프트업 등 4곳에 이른다.

신규 상장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빠르게 내려가는 현상의 원인에 대해 업계는 유동성 환경 악화와 고평가를 꼽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팀장은 “현재 한국 유동성 환경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새롭게 베팅하려는 수요가 줄었다”며 “그래서 일반적으로 신규 상장을 하게 되면 수요 예측 후 공모주를 청약할 때 넣었다가 당일 날 차익을 실현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오관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일부 종목에 대한 과도한 관심으로 인해 나타난 고평가 논란과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의 급격한 변화 등 여전히 우려가 제기된다”며 “공모주에 대한 과도한 관심 증가는 한정된 공모주 수량으로 인해 결국 과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오버 밸류(평가)된 일부 공모주가 등장하며, 이로 인해 공모주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던 경험을 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대형 공모주의 상장 절차가 시작되면 공모주 투자 자금의 블랙홀 역할을 하여 이후 공모주 시장의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의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남은 4분기 상장이 예정된 기업은 9곳이다.

코스닥 시장에는 오는 28일 클로봇, 30일 성우, 31일 유진스팩11호가 상장될 예정이다. 내달 1일 에이럭스와 탑런토탈솔루션, 5일 에이치이엠파마, 8일 에어레인, 14일 쓰리빌리언도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내달 6일 대어로 불리는 더본코리아가 상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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