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이 글로벌 주요 선사와 2025년 2월부터 협력 기간을 5년으로 하는 신규 협력체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Premier Alliance)'를 결성했다. 또한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 이중 14조4000억원을 친환경 설비에 투자하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출범, MSC와 선복 교환 협력
HMM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HMM 본사에서 얼라이언스·중장기전략 설명회를 열고 기존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파트너인 ONE(일본), Yang Ming(대만)과 전략적 협력을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새로운 협력체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계 1위 선사인 MSC(스위스)와 북유럽 및 지중해 항로에서의 선복 교환 협력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MSC와의 협력 기간은 2025년 2월부터 4년간이다.
세부적으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신규 협력 서비스 항로는 기존 디 얼라이언스 체제의 26개에서 30개로 늘어난다.
이중 유럽 항로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운영 서비스에 세계 1위 선사인 MSC와의 선복 교환 협력을 통해 기존 8개(북유럽 4, 지중해 4)에서 11개(북유럽 6, 지중해 5)로 대폭 강화된다.
유럽 항로 기준 오션얼라이언스는 10개(북구주6, 지중해4), 제미나이 협력은 7개(북구주4, 지중해3)를 보유하고 있다.
HMM은 2025년부터 미주서안 12개, 미주동안 4개, 북유럽 6개, 지중해 5개, 중동 3개 등 총 30개 항로를 얼라이언스 협력을 통해 제공한다. 또한 단독 운영 항로인 인도발 지중해 항로를 강화하고 인도발 북유럽 항로 및 남미동안 항로 등을 신설해 서비스 네트워크를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한국 선사의 진출이 어려웠던 대서양 항로 참여도 고려하고 있다.
HMM은 서비스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주요 거점 항만 확대, 신규 직기항 서비스 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북유럽 항로는 타 협력그룹(오션, 제미나이)에서 제공하지 않는 부산·일본·베트남 직기항 서비스를 유일하게 제공한다. 지중해 항로에서도 부산·중국·동남아·지중해 주요 거점 항만에 대한 기항 횟수를 최대 확보하고, 터키 등 신규 직기항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국내 해운물류 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MSC와 유럽 항로에서 협력함으로써 기존 2M이 부산항에서 환적하던 물량 상당수가 유지될 전망이다. 또 한국발 직기항 서비스를 유치함으로써 국내 항만의 경쟁력 강화와 국내 화주에 대한 안정적인 물류 네트워크 지원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은 "머스크와 하팍로이드가 제미나이 협력을 맺으면서 상당한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 와중에 Yang Ming, ONE은 더 결속해서 더 튼튼한 얼라이언스를 갖게 됐다"며 "얼라이언스에서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선 MSC와의 선복 교환을 통해 얼라이언스 중 가장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정엽 컨테이너사업부문장(전무)는 "하팍로이드의 '디 얼라이언스' 기여는 미주서안과 미주동안에는 미미한 상태였다. 미국 서비스에 기존 세 개 선사가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하팍로이드의 이탈로) 북유럽과 지중해 항로 서비스에 대해선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MSC와 협력하기로 하면서 기존 9개에서 11개로 대폭 늘어나게 됐다. 아울러 머스크가 부산 기항에서 빠졌지만, MSC와의 협업을 통해 부산 기항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박진기 HMM 부사장은 "HMM의 글로벌 점유율은 3% 수준이지만, 얼라이언스를 비교하려면 글로벌 점유율이 아니라 동서항로의 점유율을 비교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MSC와의 협력에 대해 "얼라이언스는 선사들이 모여서 노선을 세팅하는데 MSC는 이 과정에는 참여하지 않고, MSC 노선을 스스로 세팅한다"며 "이 과정에서 양사 간 윈-윈이 되는 노선을 구축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함께 얼라이언스 체제를 운영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130척·벌크 110척으로…친환경 경영에만 14조4000억원 투자
HMM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 대표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컨테이너 사업(12조7000억원) △벌크 사업(5조6000억원) △통합 물류사업(4조2000억원) △친환경·디지털 강화(1조원) 등에 투자한다.
아울러 HMM은 글로벌 목표라고 할 수 있는 2050년 '넷 제로(Net-Zero)'를 2045년으로 앞당기기 위해 친환경 경영 투자에만 총 투자금액 23조5000억원의 60% 이상인 14조4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저탄소 선대, 친환경 사업, 친환경 설비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 선사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컨테이너 사업은 2030년까지 11조원을 투자해 155만TEU(130척) 수준의 운용 선대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늘어나는 선복량 확장에 맞춰 컨테이너 박스 확보에도 1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친환경 운송에 대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저탄소·무탄소 선박 약 70척을 확보하고, 2045년까지 전 운송구간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할 예정이다.
벌크 사업은 현재 634만DWT(36척)의 선대를 2030년까지 1256만DWT(110척)까지 확장하는데 5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탱커(Wet)·건화물선(Dry) 특정 시장에 편중되지 않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통합 물류사업도 확대한다. 컨테이너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에 걸맞은 신규 터미널 및 시설 투자에 4조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아울러 2045년 Net-Zero(탄소중립) 목표 조기 달성을 위해 선박 개조, 친환경 연료 공급망 확보 등에 9000억원을, 디지털 기반 조직체계 구축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
HMM은 앞서 2022년에 중장기 전력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15조원을 투자해 선복량을 기존 82만TEU에서 120만TEU급으로 확대하고, 벌크 선대를 29척에서 55척으로 약 90% 확장하겠다는 계획이었다. HMM은 현재까지 6조50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김경배 사장은 "2022년에 1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이번에 23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이번 계획에 포함돼서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되는 내용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선만으로는 회사를 운영할 수 없고, 사선과 용선을 적절히 배치할 계획이다"며 "현재는 용선 가격이 너무 올라 차라리 사선 시장이 나은 상황이며 시장 상황이나 환경 변화에 맞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선박에 관해선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경배 사장은 "어떤 선사도 향후 친환경 연료에 대해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메탄올, LNG, 암모니아 등이 유력한 연료로 이야기되고 있고, 어떤 연료가 향후 경제성을 가지고 더 나은 이동 수단을 제공할지에 대해선 논쟁 중인 상태다"고 덧붙였다.
■매각계획·밸류업계획 無
올해 초 목전까지 갔던 매각 계획과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김경배 사장은 "매각 관련된 사안은 채권단이 담당하기 때문에 매각시점, 해외 매각 등과 관련된 부분은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한순구 전략재무본부장(상무)는 "HMM의 PBR이 0.5배 정도인데 글로벌 선사들의 평균 PBR이 0.4~0.5배 정도로 사업 자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회사 내부적으로 밸류업을 계획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경배 사장은 "밸류업을 일반 회사처럼 추진하기 어렵다"며 "주주에 대한 책임을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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