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노리는 CJ CGV...티켓 가격이 발목 잡나

CJ CGV 5분기 연속 흑자 기록
관객 수 회복은 2019년 절반 수준
영화 티켓값 두고 갑론을박 이어져
"티켓 가격 논쟁은 볼만한 영화가 많아지면 해결될 것"

박소연 승인 2024.09.10 09:28 의견 0

엔데믹 전환 후 영화관에 관객이 유입되면서 CJ CGV가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대비 관객 수는 절반에 그치고 있고 티켓 가격에 대한 논쟁까지 가세하면서 실적 정상화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299억원, 영업이익 22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7.6%, 36.4% 증가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범죄도시4'가 인기를 끌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다. 지난 4월 범죄도시4는 20여 일 만에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6일 개봉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의 흥행 역시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해외 시장에서도 선방했다. 베트남에서는 매출 553억원, 영업이익 87억원을, 인도네시아에서는 매출 301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했다. 양국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보다 좋은 성적이다.

CJ 올리브네트웍스의 자회사 편입도 흑자 폭을 확대했다. CJ 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 6월 초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약 한 달간 매출 661억원, 영업이익 91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CJ CGV는 5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CJ CGV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직격타를 입은 바 있다.

[사진=CJ CGV]

CJ CGV 영업이익은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이후 3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21년 2년간의 영업적자가 630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5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포함해 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관람객 회복률이 2019년의 절반 정도에 그치면서 실적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화권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일 기준 극장 전체 관객 수는 8755만6198명을 기록했다. 2019년 연간 관객 수는 2억2667만8777명이었다.

최근엔 영화 티켓 가격에 대한 논쟁까지 발생했다.

배우 최민식은 최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티켓값이 많이 올랐다. 1만5000원이면 스트리밍서비스를 여러 개 보지 누가 발품 팔아서 영화관 가겠냐. 좀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영화관 사업은 민간 기업으로, 권력 집단도 아니다"며 "시장 가격을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면, 세상에 사업은 없고 경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일반 2D 기준 1만5000원이라는 티켓가격은 미국 14달러, 영국 12.95달러, 일본 12.31달러와 유사하다. 하지만 GDP 대비 티켓값을 따지면 한국은 0.033%로 미국 0.016%의 2배 수준으로 볼 수 있다.

CJ CGV는 영화산업 활성화의 일환으로 지난달 말 나흘간 오후 5∼9시 일반 2D 영화를 기존 티켓값의 절반 수준인 7000원에 볼 수 있는 '컬처 위크'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기간 극장을 찾은 총관객 수가 전주 대비 5% 감소해 관람객 유입에 별다른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OTT 산업이 급성장했다. 볼거리가 많은 OTT 대신 영화관을 찾기엔 볼만한 영화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신작과 시리즈물 위주로 개봉이 예정되면서 극장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티켓 가격이 비싸냐의 논쟁은 결국 볼만한 영화가 많아지면 해결될 것이다"며 "하반기에는 <베테랑2>, <하얼빈>, <왕을 찾아서>, <부활남>을 비롯해 <조커2>, <모아나2>, <글래디에이터2>, <베놈3>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가 개봉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