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칼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관 투자자의 역할
수익을 얻으려면 정보·분석·행동·구조적 우위 필요
발전된 자본시장일수록 정보 우위로는 수익 어려워
기관투자자, 보다 적극적 의결권 행사로 수익 노려야
주주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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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08:00 | 최종 수정 2024.08.1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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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결산 법인들은 이달 중순까지 반기 실적을 공시해야 한다. 기업들의 반기 실적이 한창 발표되고 있는 요즘 주변의 투자자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반기 실적을 예상하거나 추정하여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거나 파는 부류와 큰 흐름만 파악하되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부류다. 한 때 월간 수출입 데이터를 통해 실적을 추정한다든지 기업방문을 자주 하여 담당자와 친해진 후 실적에 대한 힌트를 얻는다든지 하는 방식이 유행했고, 지금도 그러한 방식을 고수하는 제도권 운용사나 개인 투자자들이 많다.
투자 수익을 얻는 방식에는 크게 정보 우위, 분석 우위, 행동 우위, 구조적 우위가 있다. 정보 우위는 남들이 모르는 정보를 먼저 얻어서 투자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가장 하급의 방식으로서 미공개정보 이용 등 불법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분석 우위는 공개된 정보를 가지고 남들보다 더 잘 분석하여 투자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것만 잘해도 시장 평균을 앞설 수 있다. 행동우위와 구조적 우위는 시장참여자들의 행동 패턴 또는 시장의 구조적인 이점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더 발전된 자본시장일수록 정보 우위보다는 분석 우위 또는 행동, 구조적 우위를 활용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자본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기관투자자이기 때문에 특히 기관투자자의 행태가 중요하다. 큰 성공을 이룬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정보 우위를 통해 성장했다는 사실은 시장에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불법행위에 대한 시장의 규제가 강해질수록 이들의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분기 단위의 실적을 잘 맞춰서 투자하는 방식은 운용 규모가 커질수록 그 한계가 드러난다. 운용 규모가 커질수록 더 많은 기업의 실적을 맞춰야 하는데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고, 대형주 투자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대형주에 대해 정보 우위를 갖는 것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더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것을 주문했다. 분기 실적에 의존하는 투자 방식을 가진 기관투자자들이 주주권을 행사하기는 어렵다. 주주권 행사는 기본적으로 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 기업의 근본적 변화에 대한 제안 등이 수반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금감원장의 주문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주인의식을 가질 때 자본시장은 발전할 수 있다. 정보 우위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구조적, 근본적 변화를 이끄는 주체로서의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개선, 기업과 지배주주, 이사회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처럼 기관투자자들의 역할과 행태 변화도 반드시 필요하다.
개인투자자들이 뭉쳐서 주주권을 행사하는 데는 여러 한계가 있다. 결국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 가야 할 핵심 주체는 기관투자자들일 수밖에 없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여러 기업들의 구조 개편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재산권 침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주요 주주로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와 의결권 행사를 기대한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 김형균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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