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캣 잃는 두산에너빌리티...신평사 전망 갈렸다

견실한 사업구조 갖춘 밥캣, ㈜두산의 100% 비상장자회사로
나신평 "밥캡 잃는 에너빌리티 신용도에 부정적 요인"
한기평 "재무안정성 개선에 도움...신용도 영향 제한적"

김선엽 승인 2024.07.16 10:16 의견 0

지난주 발표된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계획과 관련해 두산 회사채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두산밥캣을 내주는 두산에너빌리티 신용등급 전망에 대해 국내 신용평가사가 다소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 11일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간 인적분할 및 합병,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간 포괄적 주식교환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인적분할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존속법인)의 종속회사에서 두산밥캣이 제외되고, 분할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가 합병하고 두산밥캣은 이 합병회사의 자회사가 된다.

분할합병을 전제로 진행될 예정인 로보틱스와 밥캣간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로보틱스가 밥캣의 지분100%를 소유한 완전모회사가 되는 동시에 밥캣은 비상장법인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배당수익 기반과 재무대응력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나신평은 "밥캣이 자체적으로 매우 견실한 사업역량과 수익창출력, 재무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에 종속되어 있던 밥캣이 ㈜두산의 지배력이 보다 높은 로보틱스의 완전자회사가 됨으로써 ㈜두산쪽으로 이동하게 되므로 두산에너빌리티 신용도 관점에서는 부정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는 두산에너빌리티는 배당수익 기반 및 재무 대응력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신평은 "이번 분할합병으로 인해 밥캣을 통한 배당수익 기반이 소멸되는 점이 두산에너빌리티의 관점에서 볼 때 직접적인 부정적 요인에 해당한다"며 "또한, 분할 이전에는 2.2조원에 달하는 밥캣 지분을 투자자산으로 보유함으로써 담보가치를 활용한 재무융통성이 두산에너빌리티의 재무대응력을 보강하는 요인이었으나, 분할신설법인에 이관됨으로써 약화될 예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나신평은 "분할신설법인으로의 자산부채 이관을 통해 순자산이 1.5조원 감소되는 부분도 부채비율 상승을 초래함에 따라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이라며 "분할신설법인으로 차입금 7177억원을 이관하고, 100% 보유 투자주식(두산큐벡스, D20 Capital LLC) 처분으로 유동성을 보강(4330억원)할 예정이나, 밥캣 분할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모두 상쇄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한국기업평가의 시각은 조금 달랐다.

한기평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여전히 양호한 사업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고, 종속회사 지분 처분이 재무안정성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번 변화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기평은 "단기적으로 배당수익 소멸로 이익규모가 축소되고 신사업 관련 설비 확충 등으로 자본적 지출(Capex) 규모가 확대되겠으나, 국내외 우호적인 사업환경 하에 양적/질적으로 개선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양호한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여 자금소요에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봤다.

나신평과 한기평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로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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