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으로 의절한 효성 차남..."완전한 자유 원한다"

조현문 전 부사장, 단빛재단 설립 계획
"상속재산 전액 사회 환원할 것"
"효성 측에 입장 전했으나 답변 못받았다"

박소연 승인 2024.07.05 14:25 의견 0

"선친이 물려주신 상속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 가장 큰 희망은 효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스파크플러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형제의 난’으로 가족과 의절한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이와 같이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아침해의 빛'이라는 뜻을 가진 '단빛재단'이라는 이름으로 공익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공익재단 설립에 다른 공동 상속인들도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장에 동석한 김재호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공동상속인들의 동의가 있을 경우 상속재산에 전액 출연할 수 있다"며 "상속세를 다 낼 경우 재단에 출연하는 기금 규모가 작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별세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의절 상태인 조 전 부사장에게도 법정 상속인의 최소 상속분인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명예회장이 남긴 상속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속세율을 적용하면 대략 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한 상속세만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5일 서울 코엑스 스파크플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친이 물려주신 상속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아울러 조 전 부사장은 "계열 분리와 이를 위해 필수적인 지분 정리에 형제들과 효성이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을 충족해달라는 의미"라며 계열 분리는 회사를 나눠달라는 의미가 아니라고 부연했다.

또한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지금까지 일어났던 형제 간의 갈등을 종결하고 화해를 이루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은 "지금까지 저에게 벌어졌던 여러가지 부당한 일들에 대해 문제 삼지 않고 용서하려고 한다"며 "그동안 저 때문에 형제들과 집안이 겪었을 어려움이 있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런 입장을 효성 측에 한달 전에 전달했지만 답장이 없어 이번 기자간담회를 추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법률 용어로 상당한 기간동안 답변을 받지 못한다면 유류분 소송 등 여러 대응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 자리를 빌어 몇가지 오해를 해소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최근 언론에서는 유언의 집행이 이미 완료된 듯 보도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효성 경영권에 전혀 관심이 없으며, 효성의 불법비리에 대한 문제 제기를 '경영권 분쟁'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은 저의 진의와 무관하다"며 ""더 이상 효성에 얽어매지 마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형인 조현준 효성 회장과 효성 임원진을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을 협박죄로 지난 2017년 맞고소했다. 현재 조 전 부사장은 싱가포르에 이민 8년차다.

조 명예회장의 작고 이후 효성그룹은 기존 지주사 ㈜효성과 신설 지주사 HS효성 등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해 조현준·조현상 형제의 독립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부친 장례시장에서 5분 만에 나온 것은 저의 의사에 반해 '나가라'는 이야기가 있었고, 본의 아니게 나온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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