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배당' 첨가하는 식품기업...농도는 '아쉬움'

주요 식품기업 주당배당금 '유지' 또는 '상향' 기조
배당성향·배당수익률 코스피 평균 하회
오너 기업·낮은 영업이익률 영향 분석

박소연 승인 2024.07.04 17:03 의견 0

주주배당에 인색했던 식품업계가 최근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코스피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시가총액 기준 식품기업 1~10위의 2023년 배당을 분석한 결과 주당배당금이 전년 대비 하락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CJ제일제당, 농심, 오뚜기, 하이트진로, 매일유업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배당을 유지했으며, 삼양식품, 롯데웰푸드, 오리온, 롯데칠성, 빙그레는 전년 대비 배당을 상향했다.

특히 지난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품업계의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했다. CJ제일제당, 오뚜기, 하이트진로는 당기순이익 감소에도 배당을 유지했다. 오리온은 순이익 감소에도 배당을 상향했다.

주당배당금 상승이 가장 두드러진 기업은 빙그레다. 빙그레의 작년 배당은 전년(1500원) 대비 73.33% 증가했다. 이 기간 빙그레의 당기순이익이 257억원에서 862억원으로 235.7% 급증한영향으로 풀이된다. 빙그레는 지난해 해외 법인 호실적과 판관비 개선 등으로 수익성이 증대됐으며 특히 지난해 35도가 넘는 기록적인 폭염 덕을 봤다는 설명이다.

삼양식품 역시 전년(1400원) 대비 배당을 50% 올렸다. 삼양식품 역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862억원에서 1548억원으로 79.58% 증가했다. 불닭볶음면이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수익성이 증대됐다.

반면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 측면에서 살펴보면 여전히 코스피 평균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성향 기준으론 하이트진로가 186.13%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배당성향이 가장 낮은 기업은 삼양식품으로 12.4%를 기록했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중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비율을 뜻한다. 배당성향이 너무 높은 경우 재투자 여력이 감소하고, 재무 안전성이 악화되는 등 기업과 투자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반면 배당성향이 너무 낮은 경우 주주가치제고 측면에서 부정적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작년만 특별히 배당을 높게 측정한 것은 아니며, 주주친화 정책에 따라 꾸준히 배당을 지급해왔다"며 "재정에 무리가 갈 정도의 배당 지급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주가배당금 상향에도 불구 배당성향이 낮은 이유는 당기순이익 증가 및 설비투자(CAPEX) 등이 고려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2023년도 현금배당을 실시한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은 39.9%를 기록했다. 식품업계 평균 배당성향은 10% 중반대로 평균 배당성향의 절반에 불과했다.

배당수익률은 하이트진로가 4.75%로 가장 높았다. 반면 삼양식품이 0.97%로 가장 낮았다. 배당수익률은 한 주당 주식가격 대비 배당금의 비율이다. 주로 배당금을 통해 주식 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현금 흐름을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통상 배당수익률 5% 이상을 고배당주로 분류한다. 주요 식품 기업 중 배당수익률이 5%가 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회사 중 오너 회사들이 많다 보니 주주환원에 적극적이지 않는 측면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식품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5% 선으로 타 제조업 대비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배당을 확대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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