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그룹 합병 논란...동아타이어 주주, 주매청 으름장

동아타이어 PBR 더 낮아
동아타이어 1주당 DN오토모티브 0.1558169주 발행
주주 “배당 보고 투자했는데 합병회사는 성장주”
주매청 60억원 넘으면 합병 재의결

김나경 승인 2024.06.29 07:54 의견 0
(사진=동아타이

동아타이어가 DN오토모티브에 흡수합병된다. 배당을 노리고 투자했던 동아타이어 주주들은 이번 합병에 반대한다. 합병 시 배당이 불확실해지며, 동아타이어 주가가 낮아 교환되는 DN오토모티브 주식도 적다는 게 이유다. 동아타이어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금액이 60억원이 넘으면, 회사는 합병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아타이어는 내달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인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합병 관련 기업설명회를 연다.

DN그룹은 지난 12일 DN오토모티브가 동아타이어를 흡수합병하는 형식으로 회사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동아타이어 주주들은 DN오토모티브 신주를 발행받는다. 합병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1대 0.1558169로 결정됐다. 두 회사는 오는 9월 7일 합병절차를 마무리하고 10월 7일 합병신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DN그룹은 공정거래법을 준수하기 위해 이번 합병을 결정했다. DN오토모티브는 2022년 1월 DN솔루션즈를 인수하며 2023년 1월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DN오토보티브의 동아타이어 지분은 12.66%다. 동아타이어 지분 17.34%를 추가로 매수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동아타이어 지분 전량을 처분해야 했다.

하지만 지분을 추가로 매집할 돈도 그렇다고 그룹의 모체인 동아타이어를 포기할 수도 없었던 DN그룹은 지주사에 동아타이어를 흡수합병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동아타이어 지분 17.34%를 매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지난 27일 종가기준 약 294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1분기 말 별도 기준 DN오토모티브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71억원뿐이다.

재무상태도 불안정하다. 지난 2022년 대기업 편입에 방점을 찍고 DN솔루션즈를 인수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DN오토모티브는 DN솔루션즈 인수자금 2조950억원 가운데 1조5100원원을 차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2년 1월 DN오토모티브의 채권 신용등급을 A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했다. 이후 상향은 없었다.

동아타이어 주주는 자신과 상관없는 DN그룹 사정으로 동아타이어 주식이 DN오토모티브 주식으로 바뀌게 될 처지다.

동아타이어 주주는 대부분 배당을 노리고 주식을 매수했다.

동아타이어 주가는 우수한 현금창출력에도 창업주 일가의 상속 문제가 부담으로 작용해 장기간 부진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EV/EBITDA는 9.19배다. EV/EBITDA가 9배라는 뜻은 동아타이어를 시장가격(EV)으로 매수했을 때 동아타이어가 벌어들이는 이익(EBITDA)을 9년간 합하면 매수금액을 회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금 창출 능력이 좋을수록 EV/EBITDA가 낮아져 보통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확인하는 데 사용된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화학업종의 평균 EV/EBITDA는 10.25배다.

하지만 동아타이어 주가는 10년간 1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박스권을 그렸다.

1930년생인 창업주 고(故) 김만수 DN그룹 전 회장은 고령의 나이로 자녀들에게 기업을 상속시켰으며 2023년 10월 별세했다.

고 김 전 회장의 동아타이어 지분은 2017년 11월 28.61%에서 지난 11일 상속 완료로 0%로 변경됐다.

이 기간 동아타이어 주주들은 창업주 일가의 상속세 마련을 위한 고배당 이익을 함께 누릴 수 있었다.

동아타이어는 2018년 처음 배당을 시작했다. 주당배당금은 2018년 300원에서 2019년 500원, 2020년 800원, 2021~2023년 1000원으로 올랐다. 2020~2024년 배당수익률만 8%가 넘었으며, 지난해 배당성향은 141.49%에 이른다.

하지만 저평가된 주가는 합병 상황에서 동아타이어 주주에게 불리하게 작용됐다. 동아타이어 PBR(주가순자산비율, 0.45배)이 DN오토모티브 PBR(0.55배)보다 더 낮아 DN오토모티브 주식을 동아타이어 자산가치보다 적게 받게 됐다.

DN그룹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최근 1개월과 1주일 평균 종가에 최근 종가를 산술평균 해 기준시가를 정했으며, 이를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DN오토모티브 8만 583원, 동아타이어 1만 2556원으로 산정했다. 합병이 되면 동아타이어 주주는 1주당 DN오토모티브 0.1558169주를 받게 된다.

동아타이어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주들은 네이버 종목토론방에서 “배당 보고 매수했는데 합병회사(DN오토모티브)는 성장주”며 “주식매수청구가 폭발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주식매수청구권 주식회사의 합병·영업양도 등 주주의 이익과 중대한 관계가 있는 법정사항에 관하여 결의가 있는 경우, 해당 결의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기 소유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동아타이어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오는 8월 5일부터 25일까지다.

동아타이어는 공시를 통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주식 수 합계에 그 주식매수예정가격을 곱한 금액이 총 6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소멸회사는 이사회 결의를 통하여 본건 합병의 진행 여부를 결정하고, 본건 합병의 진행을 중지하기로 한 경우 존속회사에 대한 서면 통지로써 본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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