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특수가스 경영권 매각 선회...재무개선 가능할까

소수지분 대신 경영권 지분 매각 선회...매각가 1조5000억 예상
순차입금 2조5000억..연내 1조6000억 갚아야
효성비나케미칼 지분 일부 매각 검토

박소연 승인 2024.06.28 22:09 | 최종 수정 2024.06.28 22:10 의견 0

효성화학이 특수가스사업부 경영권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재무 개선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이 특수가스사업부의 소수지분이 아닌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9개사 가운데 스틱인베스트먼트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 두 곳을 추려 매각가 등 세부적인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매각가는 1조 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효성화학 매각 주관사인 UBS는 지난 4월 특수가스사업부의 소수지분(49%)을 인수한 숏리스트를 추린 바 있다.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 [사진=효성]

효성화학이 소수지분 대신 경영권 지분 매각으로 방향을 돌린 이유는 소수지분 매각 만으로 재무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효성화학은 202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에도 3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에상된다. 2분기에도 적자가 확정될 경우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부채비율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348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2조4639억원이다. 이중 2조원 가량이 산업은행에서 빌린 돈이다. 효성화학의 자본 규모가 924억원인 만큼 현 부채는 과도한 수준이다. 당장 연내 갚아야하는 빚도 1조6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신용등급 하락 압박도 상당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효성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로 하향했다. 이는 향후 6개월 이내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세정에 쓰이는 삼불화질소(NF3)를 생산하는 알짜 사업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 기준 SK스페셜티, 중국 페릭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매각에 성공할 시 효성화학은 상당부분 재무 개선에 성공할 것으로 파악된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매각 지분율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차이가 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인 효성비나케미칼(Hyosung Vina Chemicals Co., Ltd,) 지분 일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효성비나케미칼은 효성화학이 2018년 설립한 현지 법인으로 효성화학의 100% 자회사다. 올 1분기 순손실이 538억원에 달했다.

효성비나케미칼의 지난해 기준 연간 순손실이 26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지분 매각만으로도 효성화학의 실적이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 일부 지분 매각도 고려중에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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