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매출 1조 클럽' 넘보는 '보령'

사상 첫 매출 1조원 기대
카나브 패밀리 매출 견인...케이캡 실적 반영 기대
우주 헬스케어 사업 추진...제약사업 위축 우려도

박소연 승인 2024.06.25 08:25 | 최종 수정 2024.06.25 15:32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보령이 올해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령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336억원, 영업이익 16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6%, 2.2% 증가한 수치다.

보령은 최근 6년 연속 매출이 상향하는 추세다.

2020년 5619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2021년 6273억원, 2022년 7605억원, 2023년 8596억원으로 매년 10%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매출 성장은 전문의약품(ETC)이 견인했다. 1분기 고혈압 신약 카나브 패밀리 등 전문의약품 매출은 1962억원을 기록했다.

보령은 제약 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우주사업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지난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보령제약'에서 '보령'으로 바꾸고 신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24일 보령은 9730원에 종가 마감했다. 보령의 시가총액은 6684억원으로 코스피 322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보령은 전문의약품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의약품 내에서도 만성질환군에 집중해 안정적인 실적 성장 추이를 보이고 있다.

전문의약품 내 사업부문은 고혈압&이상지질혈증, Oncology(항암), 당뇨, CNS(중추신경계) 및 Renal(투석·신장질환), Specialty Care(항생일반, 소화기, 호흡기 및 원내의약품 등) 등으로 나뉜다.

보령의 주력 제품은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사업 부문의 카나브 패밀리다. 1분기 기준 매출 비중에서 16.3%를 차지했다.

카나브는 보령이 개발한 국내 최초 고혈압 신약으로 국산신약 15호다. 보령은 카나브에 다양한 복합제를 출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카나브 패밀리 6종은 카나브, 듀카브, 투베로, 튜카로, 아카브, 듀카브 플러스를 일컫는다.

SC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도 엇비슷하다.

보령은 지난해 HK이노엔과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HK이노엔의 신약이자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시장점유율 1위 K-CAB(케이캡)의 판권을 따냈다.

케이캡은 기존 PPI(프로톤펌프저해제) 제제에서 P-CAB 제제로 전화되면서 수요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일반의약품(OTC) 사업 매출 비중은 8.5% 수준이다. 주력 일반의약품 브랜드로는 겔포스와 용각산이 있다. 용각산 브랜드는 일반의약품 기침 제제 부문에서 판매 실적 1위로 3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보령은 다품종생산이 가능한 안산공장과, 모듈형 스마트팩토리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예산공장을 보유 중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보령의 재무 건전성은 좋은 편이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76.61%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66.68% 대비 증가했지만 안정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차입금 또한 감소세다.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1842억원에서 올 1분기 1591억원으로 감소했다.

총차입금의존도 역시 22.3%에서 19.8%로 하락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보령은 김정균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오너 4세로 보령제약 창업주인 김승호 회장의 외손자이자 오너 2세인 김은선 회장의 장남이다.

원래 이름은 유정균이었지만, 김 창업주의 성을 따랐다.

1985년생인 그는 미시간대학교 산업공학 학사와 중앙대학교 대학원 사회행정약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미국 삼정 KPMG에서 재무 관련 경험을 쌓은 후 2014년 1월 보령에 이사대우로 합류했다. 이후 전략기획팀, 생산관리팀, 인사팀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보령홀딩스 대표를, 2022년 보령 대표이사를 맡았다.

김 대표 부임 후 보령은 제약사를 넘어 '우주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지난 1월 보령은 미국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기업 액시엄스페이스와 국내 합작법인 설립 절차를 완료하고 ‘브랙스 스페이스(BRAX SPACE)’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액시엄스페이스는 2030년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할 민간 우주정거장 ‘액시엄 스테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브랙스는 보령과 액시엄이 51 대 49 비율로 공동 출자했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직접 올 연간 매출 1조원, 영업이익 850억원의 목표를 제시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의정 갈등이 장기전으로 접어들면서 보령의 연간 매출 1조원 달성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업 초기에는 중소 제약사들의 타격이 컸다면, 업계 전반으로 피해가 확장되는 모양새다.

특히 보령은 전문의약품 비중이 80%에 달해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추진하는 우주사업에 대한 가능성은 여전히 물음표다.

우주헬스케어 사업의 성과가 언제 나올지 알수 없으며, 제약사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보령이 우주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보령의 주가는 20% 가량 하락하기도 했다.

◆ 선수 한 마디

올 1분기 기준 보령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79배로 동일업종 PER 85.76배보다 낮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3배를 기록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의사 파업으로 인해 일부 제품 판매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올 하반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며 고마진 품목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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