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1분기 깜짝실적 '한솔제지'

1분기 영업익 전년 대비 336% 증가
단가 인상·펄프 가격 하락 영향...기저효과 분석도
국내 1위 제지업체...실적 변동성 큰 편

박소연 승인 2024.06.11 08:27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한솔제지가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제품가격 인상 효과로 수익성이 대폭 높아졌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올 1분기 매출 5341억원, 영업이익 34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가량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36% 증가했다.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둔 이유는 제품 단가 인상 및 펄프 가격 하향 안정화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말 도매상에게 판매하는 산업용지와 인쇄용지의 할인율을 8%씩 축소하는 방식으로 판가를 인상했다. 감열지 수출 가격도 8% 올렸다.

​​인쇄용지 부문의 영업이익이 특히 성장했는데, 이는 북미지역에서 선거 등으로 인해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가격이 순조롭게 인상됐기 때문이다. ​

​한편으론 이번 1분기 실적이 지난해 1분기 실적의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작년 1분기 영업이익은 78억원을 기록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주가도 상승세에 있다. ​한솔제지는 10일 1만124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올 초(1/24, 1만220원) 대비 10%가량 주가가 올랐다.

​같은 날 기준 한솔제지의 시가총액은 2675억원으로 코스피 545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한솔제지는 국내 1위 제지업체다.

​한솔제지는 한솔홀딩스(구 한솔제지) 제지사업부문을 이어받아 분할 후 산업용지, 인쇄용지, 특수지 사업부문의 제조 및 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업 부문은 제지부문과 환경관리부문으로 나뉜다. 매출 비중은 올 1분기 기준 각각 93.8%, 6.2%를 차지했다.

​제지부문은 인쇄용지, 특수지, 산업용지 등을 제조·판매한다. 인쇄용지는 서적류 제품에 널리 쓰이며 특수지는 기능성 종이를 말한다. ​산업용지는 택배 상자나 식품 포장재 등에 사용된다.

​아울러 환경 코팅제를 활용한 포장재 프로테고(Protego) 및 PE-Free용 종이용기 테라바스(Terravas) 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목재 펄프를 기반으로 하는 친환경 고분자 물질인 나노셀룰로오스를 생산해 신소재 분야 진출에도 노력 중이다.

산업용지 내수시장 점유율은 올해 2월 말 누계기준 47.2%, 인쇄용지는 21.8% 수준이다. ​​

​◆ 자금 여력은 어때?

한솔제지의 재무건전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올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86.33%를 기록해 통상 안정적으로 보는 200% 이하 수치에 근접했다.

​총차입금의존도는 37.8%를 기록했다. 통상 총차입금의존도는 30% 미만을 안정권으로 본다.​

​특히 현금성자산 하락이 눈에 띈다. 2022년 1143억원이었던 현금성자산은 2023년 1003억원, 올 1분기 590억원을 기록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사진=한솔그룹]

한솔그룹은 고 이인희 전 고문의 장남인 조동혁 회장과 삼남인 조동길 회장이 형제경영으로 이끌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조동혁 회장, 한솔제지는 조동길 회장이 경영한다.

​조동길 회장은 1955년 생으로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고 이인희 전 고문과 함께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제지 중심으로 개편하는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한솔제지 상무이사, 부사장을 맡은 이후 한솔그룹 부회장으로 부임했다. 2002년 한솔그룹의 회장직을 맡았다.

​한솔그룹은 지난해 5년 만에 대기업 집단에 재진입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제지업계 연봉킹이기도 하다. 조동길 회장은 지난해 한솔제지와 한솔홀딩스에서 총 55억6700만원을 수령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제지업은 펄프 가격, 환율, 운송비 등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매우 많은 편이다.

​올해는 펄프가격과 환율이 강세를 지속하면서 한솔제지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인쇄 수요가 급감하면서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꼽히기도 하다.

​한솔제지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글로벌 시장 확대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 선수 한 마디

​올 1분기 기준 한솔제지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87배(동일업종 -10.98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6배 수준이다.

​김민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펄프가격이 안정화 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북미지역 및 주요국의 선거 등으로 인쇄용지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산업용지(백판지) 부문의 경쟁이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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