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한솔제지가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제품가격 인상 효과로 수익성이 대폭 높아졌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올 1분기 매출 5341억원, 영업이익 34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가량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36% 증가했다.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둔 이유는 제품 단가 인상 및 펄프 가격 하향 안정화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말 도매상에게 판매하는 산업용지와 인쇄용지의 할인율을 8%씩 축소하는 방식으로 판가를 인상했다. 감열지 수출 가격도 8% 올렸다.
인쇄용지 부문의 영업이익이 특히 성장했는데, 이는 북미지역에서 선거 등으로 인해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가격이 순조롭게 인상됐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이번 1분기 실적이 지난해 1분기 실적의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작년 1분기 영업이익은 78억원을 기록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주가도 상승세에 있다. 한솔제지는 10일 1만124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올 초(1/24, 1만220원) 대비 10%가량 주가가 올랐다.
같은 날 기준 한솔제지의 시가총액은 2675억원으로 코스피 545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한솔제지는 국내 1위 제지업체다.
한솔제지는 한솔홀딩스(구 한솔제지) 제지사업부문을 이어받아 분할 후 산업용지, 인쇄용지, 특수지 사업부문의 제조 및 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업 부문은 제지부문과 환경관리부문으로 나뉜다. 매출 비중은 올 1분기 기준 각각 93.8%, 6.2%를 차지했다.
제지부문은 인쇄용지, 특수지, 산업용지 등을 제조·판매한다. 인쇄용지는 서적류 제품에 널리 쓰이며 특수지는 기능성 종이를 말한다. 산업용지는 택배 상자나 식품 포장재 등에 사용된다.
아울러 환경 코팅제를 활용한 포장재 프로테고(Protego) 및 PE-Free용 종이용기 테라바스(Terravas) 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목재 펄프를 기반으로 하는 친환경 고분자 물질인 나노셀룰로오스를 생산해 신소재 분야 진출에도 노력 중이다.
산업용지 내수시장 점유율은 올해 2월 말 누계기준 47.2%, 인쇄용지는 21.8% 수준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한솔제지의 재무건전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올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86.33%를 기록해 통상 안정적으로 보는 200% 이하 수치에 근접했다.
총차입금의존도는 37.8%를 기록했다. 통상 총차입금의존도는 30% 미만을 안정권으로 본다.
특히 현금성자산 하락이 눈에 띈다. 2022년 1143억원이었던 현금성자산은 2023년 1003억원, 올 1분기 590억원을 기록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한솔그룹은 고 이인희 전 고문의 장남인 조동혁 회장과 삼남인 조동길 회장이 형제경영으로 이끌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조동혁 회장, 한솔제지는 조동길 회장이 경영한다.
조동길 회장은 1955년 생으로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고 이인희 전 고문과 함께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제지 중심으로 개편하는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한솔제지 상무이사, 부사장을 맡은 이후 한솔그룹 부회장으로 부임했다. 2002년 한솔그룹의 회장직을 맡았다.
한솔그룹은 지난해 5년 만에 대기업 집단에 재진입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제지업계 연봉킹이기도 하다. 조동길 회장은 지난해 한솔제지와 한솔홀딩스에서 총 55억6700만원을 수령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제지업은 펄프 가격, 환율, 운송비 등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매우 많은 편이다.
올해는 펄프가격과 환율이 강세를 지속하면서 한솔제지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인쇄 수요가 급감하면서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꼽히기도 하다.
한솔제지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글로벌 시장 확대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 선수 한 마디
올 1분기 기준 한솔제지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87배(동일업종 -10.98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6배 수준이다.
김민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펄프가격이 안정화 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북미지역 및 주요국의 선거 등으로 인쇄용지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산업용지(백판지) 부문의 경쟁이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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