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주가로 말한다] 3연임 노리는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역대 1분기 최대 순이익 기록
CET1 비율 12.3% 달성
지방은행 첫 분기배당 실시
건전성 악화로 실적 유지 불안

김나경 승인 2024.05.29 14:54 | 최종 수정 2024.05.30 16:42 의견 0
JB금융 주가는 김기홍 회장이 취임한 2019년 3월 29일 5570원에서 지난 27일 1만3490원으로 14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BNK금융 주가는 6680원에서 8370원으로 25.3% 상승했다.

JB금융지주 주가는 호실적과 주주환원확대 영향으로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역대 1분기 가운데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0% 증가한 1732억원이다.

업계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순이자마진(NIM)을 높일 수 있는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 확대 전략이 수익성을 높였다고 분석한다. 이 회사의 NIM은 지난해 3.25%까지 올랐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올 1분기 13.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분기 말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3%로 직전분기 대비 17bp(1bp=0.01%) 개선됐다. CET1 비율은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의 비율이다. 위기 상황에서 금융사가 지닌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높을수록 채무불이행이나 파산 위험이 낮다.

◆ 지방은행 최초 분기배당 실시...자사주는 소각 안 해

JB금융지주는 수익성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지방은행 최초 분기배당을 실시한다. 이 회사는 지난달 22일 보통주 1주당 105원을 분기배당하겠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0.8%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지난 2월 열린 2023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분기배당을 실시할 것”이라며 “금액이 적어질 수 있지만 중간배당 수준에서 분기배당을 하려 한다. 200억원 수준으로 중간배당 한 것을 3번(1·2·3분기)으로 하면 600억원의 자금 소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지주는 지난해 분기배당 120원, 결산배당 735원으로 보통주 1주당 총 855원을 배당했다.

JB금융지주는 회사를 창립한 2013년 이래 매년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현금배당성향은 2020년 20%, 2021년 22%, 2022년 27%, 2023년 28%로 꾸준히 늘었다. 같은 기간 배당수익률(시가배당률)은 6.6%, 7.1%, 10.5%, 7.5%로 코스피 금융업 배당수익률(4.2%)보다 높은 편이다.

다만, 자사주 소각 및 실적 유지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 회장은 “올해도 자사주 매입 계획은 당연히 있다”며 “올해 분기 배당하면 600억원이 지출되는데, 자사주 매입 가능 금액은 300억원 남짓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JB금융지주는 지난달 45억원 규모의 자사주 38만3034주를 소각하지 않고 우리사주조합에 성과급 재원으로 유상 출연했다. 소각되지 않은 해당 자사주는 향후 재유통될 수 있다.

◆ "충당금 부담으로 건전성 지표 개선 어렵다"

건전성 악화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JB금융지주의 지난 1분기 연체율은 1.1%, NPL(Non Performing Loan, 부실채권)은 1.0%를 기록했다. 각각 직전분기보다 24bp, 14bp 늘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건전성 지표 악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건전성 악화가 주로 부동산임대업 등 담보가 갖춰진 기업여신에서 발생한 만큼 추가 충당금 부담은 제한적일 전망이나 단기간 내 건전성 지표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융당국의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 정리 계획으로 잠재적인 충당금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는 점도 우려 요인이며, 3월 말 JB금융지주의 PF 잔액은 6.6조원으로 브릿지론은 캐피탈이 보유한 약 0.2조원 정도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김기홍 회장은 2019년 3월 JB금융지주 대표이사에 선임돼 2022년 연임됐다.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3연임이 결정된다.

JB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사내이사의 나이 제한’ 관련 내부규정을 개정했다. 이 회사의 사내이사 재임 연령은 만 70세 미만이다. 이 규정에서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는 경우 최종임기를 해당일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주총일까지로 제한’한 것을 삭제했다. 선임·재선임 시 연령만 만 70세 미만이면, 재임 중 만 70세가 넘더라도 임기를 유지할 수 있다.

덕분에 김 회장은 내년 3월(만 68세) 3연임에 성공할 경우, 임기 도중인 2027년(만 70세)이 아닌 임기 만료일인 2028년 3월(만 71세)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

◆ 3연임 노리는 김 회장, 적과의 동침 시작

김 회장은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이하 얼라인)와 함께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얼라인 측 사외이사인 이희승, 김기석 선임됐기 때문이다. 현재 JB금융지주 이사회 멤버는 총 11명으로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9명이다.

올 1분기 CET1 비율이 큰 폭으로 오름에 따라 당장 얼라인과의 불협화음은 없다.

과거 JB금융지주는 위험가중자산 성장률을 연간 7~8%로 유지하고, CET1 비율이 13%를 넘으면 나머지 자본을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얼라인은 연간 7~8%의 위험가중자산 성장률이면 CET1비율이 13%를 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반대하며 자본정책 수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JB금융지주가 자본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높여 CET1비율을 전분기대비 17bp 높이자, 얼라인 측 주장에 힘이 빠졌다.

다만, 자산건전성이 악화돼 향후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얼라인 측 사외이사가 선임된 이후 “이번 주총으로 새로운 사외이사가 선임됐는데 주총 결과인 만큼 최대한 존중한다”며 “이사회 내에서 여러 생각이 오가는 열띤 토론을 통해 JB금융이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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