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美 생물보안법 수혜 '에스티팜'

미국 생물보안법 입법 가속화
아시아 1위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제조 CDMO
신사업 mRNA 추진...한국·남아공 임상1상 완료
신약 개발 성적 다소 부진...경기 불황 타격 큰 산업

박소연 승인 2024.05.28 08:56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최근 미국 생물보안법 입법이 가속화하면서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에스티팜이 주목받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각)​ 생물보안법안이 미국 하원 상임위원회인 감독 및 책임 위원회를 통과했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바이오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중국 바이오 기업이 수집한 미국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중국 공산당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발의됐다.

​생물보안법은 규제 대상 우려 바이오기업을 A, B, C 그룹으로 분류한다. 가장 위험도가 높은 A그룹에는 ​중국 우시앱텍·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의약품 CDMO 기업들이 포함됐다. ​

​미국 바이오기업들은 오는 2032년 1월 1일까지 이들 기업과 기존 계약을 종료해야 한다. 기존 중국 수주 물량이 국내 CDMO 기업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국내 CDMO 기업들이 미국 바이오 기업의 대체 파트너사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미국 FDA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인증 여부, 생산 능력, 글로벌 기업 수주 경험 등이 거론된다. 에스티팜은 이 조건에 모두 부합한다는 평가다. ​

​에스티팜의 주가 역시 올 초 대비(1/19) 대비 50% 가량 오르는 등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에스티팜은 동아쏘시오그룹의 원료의약품(API) CDMO(위탁개발생산) 계열사다. 주요 사업은 CDMO 부문과 자체신약 개발 부문으로 나눠진다. 신사업으론 mRNA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 1위, 글로벌 3위 내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제조 CDMO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

올리고는 DNA와 RNA를 구성하는 분자인 뉴클레오타이드를 여러 개 결합한 고분자 물질이다. 주로 RNA 치료제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는 올리고핵산 치료제가 희귀질환에서 만성질환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원료의약품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회사는 2018년 6월 올리고 전용 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2020년 8월에는 307억원 규모의 1차 추가 증설을 결정했다.

​2020년 10월에는 글로벌 제약사의 무상지원을 포함한 2차 추가 증설 계약을 완료했다. 이는 국내 CDMO 역사상 최초의 Dedication(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전용 라인화 하는 것) 사례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에스티팜은 신약 개발도 추진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에이즈치료제 STP0404와 대장암 치료제 STP1002다.

​올 1분기 기준 TP0404는 미국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STP1002는 최근 미국 임상 1상 투약을 완료했다.

​mRNA 백신 및 신약 개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코로나19 원형 바이러스를 타깃으로 한 STP2104는 한국과 남아공 임상1상을 완료한 상황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이사 사장 [사진=에스티팜]

에스티팜은 김경진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김 사장은 1963년생으로 서강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학교 화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화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호프만 라 로슈(Hoffmann-La Roche) R&D 센터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에스티팜 합성1연구부장(상무), 에스티팜 연구소장(전무)을 역임했다.

​김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성공에 이어 mRNA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두 번째 성장 엔진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신약 개발 부문에서 성적이 다소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스티팜이 동아쏘시오그룹 편입 이후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를 낸 것은 지난 2021년 비알코올 성 지방간염 (NASH) 치료제를 국내 바이오텍에 기술이전한 것이 마지막이다.

​핵심 파이프라인 중 임상 2상 단계에 진입한 신약이 1개 밖에 없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신약 개발은 소요되는 개발자금이 규모가 크고, 중도실패의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경기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경우 투자자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글로벌 의약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CDMO 사업 경쟁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주요 의약품 CDMO 기업들은 대부분 미국에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량 규모의 CDMO 기업일수록 유럽, 중국, 남미 등 세계 각지에 사업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에스티팜을 비롯한 올리고 원료의약품 CDMO들이 모두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

​◆ 선수 한 마디

​서미화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생물보안법 초안에는 32년까지 중국 기업과 기존 계약을 종료하기를 희망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우시앱텍 및 우시바이오 고객들이 새로운 CDMO 기업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2023년까지는 8년의 시간이 남았으나, 생산 및 허가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CDMO 변경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RNA 시장은 2025년 하반기부터 다시 주목받을 전망이며, 에스티팜은 RNA 치료제 시장확대의 대표적인 수혜주다"며 "에스티팜의 생산 능력은 지난해 대비 2026년 2배로 확대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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