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경영승계 시계 빨라지는 '동서'

오너가 2세 퇴임...3세 지분 취득
국내 믹스커피 시장 점유율 1위
부채비율 4.4%...사실상 무차입 경영
고환율 기조 리스크...캡슐시장 도전으로 수익성 확보 나서

박소연 승인 2024.04.15 21:51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동서그룹 오너가 2세인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퇴임하면서 승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동서그룹 창업자 김재명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 회장은 회장직에 복귀한 지 1년 만에 퇴임했다.

​앞서 2014년엔 김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상헌 고문이 지주사 격인 동서의 회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

​3세의 지분 취득도 동시에 이어지면서 3세 승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김상헌 고문의 장남인 김종희 동서 부사장의 지분은 14.14%다. 김성수 회장의 아들인 김동욱 씨는 3.17%, 김현준 씨는 2.8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서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67.80%에 이른다.

​동서는 15일 기준 시가총액 1조 7,527억원으로 코스피 161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동서는 동서그룹의 지주사격으로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다.

비상장 계열사 동서식품, 동서유지, 동서물산, 동서음료 등 7개 핵심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고 있다. 지분은 각각 50%, 50%, 62.5%, 66%를 보유 중이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식품사업부문이 51.4%, 제조부문 25.9%, 구매수출부문 20.9%, 자산임대 등 기타부문이 1.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동서의 주력 계열사인 동서식품은 동서와 미국 식음료 회사인 몬델리즈가 지분 절반씩을 보유한 합작사다.

​1976년 커피믹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후 국내 믹스커피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프리미엄 제품 전략으로 전환하고 캔커피 '맥심 T.O.P', 인스턴트 원두커피 '맥심 카누', 프리미엄 홍차 브랜드 '타라' 등을 출시했다.

​식품 영역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오레오'와 이보다 두께가 43%가량 얇은 '오레오 씬즈' 두 제품군은 국내 샌드류 비스킷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회사는 캡슐 커피를 새 성장 엔진으로 삼고 외형확대에도 나섰다. 동서식품은 작년 2월 프리미엄 캡슐커피 브랜드 '카누 바리스타'를 출시한 바 있다. ​

​​​​◆ 자금 여력은 어때?

동서는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7억원에 불과했다. ​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7231억원을 보유했다. ​차입금보다 현금성자산이 많기 때문에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7203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4.4% 수준이다.

​공고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만큼 앞으로도 외부자금을 조달한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4897억원, 영업이익은 43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463억원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높은 이유는 주요 계열사 동서식품의 고배당 때문이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동서그룹은 형인 김성헌 동서 고문과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형제경영'으로 이끌어 왔다.

​동서그룹 오너가는 외부 활동이 적은 은둔형 CEO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가족회사로 고배당을 통해 승계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 선수 한 마디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서 동서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84원을 기록해 1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로 올라섰다.

​동서그룹의 주요 사업은 원재료의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환율, 국제 원자재 가격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동서식품에 따르면 국내로 수입되는 원두 중 40%가량을 동서식품이 구입하고 있다.

​국내 식품시장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해외 수출에서 돌파구를 찾는 추세다. 하지만 동서그룹의 주요 수익원인 믹스커피의 경우 몬델리즈와의 수출금지 조항으로 수출이 불가한 상태다.

​동서그룹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는 가운데 회사는 캡슐시장 재도전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중 커피는 유일하게 성장이 지속되는 시장"이라며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캡슐커피 시장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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