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부족했다"...배당 찔끔 올린 LG전자

새로운 3개년 배당정책 발표
배당성향 20→25% 상향, 최소 배당 1000원 설정

박소연 승인 2024.03.27 21:44 의견 0

LG전자가 새 배당정책을 발표했지만 배당상향 규모가 지나치게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LG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3개년(2024~26년) 배당 정책을 발표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2년간 주주들께 배당을 실시해왔지만, 굉장히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기존 주주환원정책이 지난해 완료되면서 향후 새로운 3개년 정책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규 주주환원정책의 주요 내용은 ▲배당기준일 변경 ▲배당주기 변경 ▲기본(최소)배당액 설정 ▲배당성향 상향 조정 등이다.

새 배장정책에 따르면 결산 배당 기준일을 배당액 확정 이후로 변경해 주주들이 결산 배당금을 확인한 후 주식 매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에는 결산배당으로 연 1회 배당을 실시했지만, 반기배당을 실시해 연 2회 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본배당금을 설정했다. 기존에는 경영실적과 연동해 배당금을 결정했지만, 최소 배당금을 1000원으로 설정하고 경영실적과 관계없이 지급할 예정이다.

배당 성향은 기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20%이상에서 25% 이상으로 상향했다.

새로운 배당정책 발표에도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주총을 실시한 26일 LG전자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 하락한 9만68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4만주, 28만주 매도세를 이어갔다.

​일각에선 LG전자의 주주환원 규모 상향 폭이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보통주 주당 800원(우선주 850원), 총배당금 1449억원의 연간 배당을 지급했다.

시가배당률은 0.8% 수준이다. 시가배당률은 배당금이 주가의 몇% 인가를 나타내는 수치로, 2022년​​ 코스피 보통주들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2.7%였​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의 작년 시가배당률은 LG이노텍 1.1%, LG유플러스 3.8%, LG헬로비전 3.4%, LG생활건강 1.0%, LG화학 0.7%를 기록했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 LG전자의 시가배당률은 LG화학과 더불에 최하위 수준이다. ​​​

​LG전자의 한 주주는 "최소 배당을 적용하면 현 주가 수준에서 시가배당률은 1%선이 될 것"이라며 "시가배당률 1%를 0.5%씩 두번에 나눠 주는게 주주환원인지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올해 LG전자의 당기순이익 개선세가 기대되는 만큼 LG전자가 25% 이상 배당성향 목표를 지킬 경우 배당 규모가 커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LG전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1506억원으로 전년(1조8631억원) 대비 38.2% 하락했다. 배당정책에서 제시한 배당성향 목표치인 20%를 지켰지만 당기순이익 자체가 줄어들면서 배당 규모가 줄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예상대비 배당성향의 상향이 적은 수준이다"며 "하지만 올해 연결 기준의 당기순이익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주주환원 관련한 배당 증가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분법 대상인 LG디스플레이의 2024년 적자축소, 2025년 흑자전환이 진행되면 당기순이익은 종전 추정대비 상향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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