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새 배당정책을 발표했지만 배당상향 규모가 지나치게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LG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3개년(2024~26년) 배당 정책을 발표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2년간 주주들께 배당을 실시해왔지만, 굉장히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기존 주주환원정책이 지난해 완료되면서 향후 새로운 3개년 정책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규 주주환원정책의 주요 내용은 ▲배당기준일 변경 ▲배당주기 변경 ▲기본(최소)배당액 설정 ▲배당성향 상향 조정 등이다.
새 배장정책에 따르면 결산 배당 기준일을 배당액 확정 이후로 변경해 주주들이 결산 배당금을 확인한 후 주식 매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에는 결산배당으로 연 1회 배당을 실시했지만, 반기배당을 실시해 연 2회 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본배당금을 설정했다. 기존에는 경영실적과 연동해 배당금을 결정했지만, 최소 배당금을 1000원으로 설정하고 경영실적과 관계없이 지급할 예정이다.
배당 성향은 기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20%이상에서 25% 이상으로 상향했다.
새로운 배당정책 발표에도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주총을 실시한 26일 LG전자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 하락한 9만68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4만주, 28만주 매도세를 이어갔다.
일각에선 LG전자의 주주환원 규모 상향 폭이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보통주 주당 800원(우선주 850원), 총배당금 1449억원의 연간 배당을 지급했다.
시가배당률은 0.8% 수준이다. 시가배당률은 배당금이 주가의 몇% 인가를 나타내는 수치로, 2022년 코스피 보통주들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2.7%였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의 작년 시가배당률은 LG이노텍 1.1%, LG유플러스 3.8%, LG헬로비전 3.4%, LG생활건강 1.0%, LG화학 0.7%를 기록했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 LG전자의 시가배당률은 LG화학과 더불에 최하위 수준이다.
LG전자의 한 주주는 "최소 배당을 적용하면 현 주가 수준에서 시가배당률은 1%선이 될 것"이라며 "시가배당률 1%를 0.5%씩 두번에 나눠 주는게 주주환원인지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올해 LG전자의 당기순이익 개선세가 기대되는 만큼 LG전자가 25% 이상 배당성향 목표를 지킬 경우 배당 규모가 커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LG전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1506억원으로 전년(1조8631억원) 대비 38.2% 하락했다. 배당정책에서 제시한 배당성향 목표치인 20%를 지켰지만 당기순이익 자체가 줄어들면서 배당 규모가 줄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예상대비 배당성향의 상향이 적은 수준이다"며 "하지만 올해 연결 기준의 당기순이익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주주환원 관련한 배당 증가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분법 대상인 LG디스플레이의 2024년 적자축소, 2025년 흑자전환이 진행되면 당기순이익은 종전 추정대비 상향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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