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수주잔고 증가 LIG넥스원

최근 52주 신고가 기록...한달 새 주가 30% 상승
정밀유도무기(PMG) 사업 부문 매출 절반 차지
지난해 수주잔고 19조5934억원
"중동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추가 수주 가능성"

박소연 승인 2024.02.27 06:00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LIG넥스원의 주가가 최근 급등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IG넥스원 주가는 전날 13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1/30, 10만4000원) 대비 한달 만에 30% 가량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 22일에는 52주 최고가인 14만86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서 국내 방산주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들이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으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도 자국 안보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 국방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방산업체들의 추가 수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한국수출입은행의 수출입은행법(이하 수은법) 개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제정소위를 통과한 것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하면 ​방산 수출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

개정안이 최종 통과되면 한국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는 현행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어난다. ​현행법상 수은은 특정 개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40%로 제한하고 있다. 최근 국내 방산업체들이 폴란드에서 30조원 규모 수출 계약을 따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정책금융 한도가 소진돼 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LIG넥스원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1663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LIG넥스원과 1663억원 규모의 '철매-Ⅱ 성능개량(천궁-Ⅱ) 2차양산 장입유도탄 주요 구성품 및 발사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5월10일까지다.

​LIG넥스원의 시가총액은 26일 기준 2조9700억원으로, 코스피 110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LIG넥스원은 다양한 첨단 무기체계를 연구·개발·양산하는 종합방위산업체다.

정밀유도무기(PGM), 감시정찰(ISR), 항공전자·전자전(AEW), 지휘통제(C4i) 등 4개의 사업부문을 영위 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각각 ​50.9%, 15.2% 9.5%, 22.3%를 차지했다.

PGM 제품은 회사의 주력 제품군으로 대공, 대함·대잠, 대지, 공대지, 수중무기 등의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종 유도무기 체계장비와 탐색기 등의 핵심 부품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ISR 제품은 탐색레이더, 추적레이더, 영상레이더, 전자광학장비, 수중감시체계 등이 포함된다. 감시 및 정찰 임무를 위한 무기체계를 개발·​​​생산 중이다.

AEW 제품은 항공전자, 함정용·항공기용 전자전, 육군용 전자전 등 각종 전자전체계 제품을 포함한다.

C4I 제품은 통신단말, 지상·함정 전투체계, 데이터 링크망관리, 상호운용성 등의 제품을 포함하고 있다. 통신단말기, 무전기, 전투체계 등을 개발·생산한다.

​​​LIG넥스원은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무인화, 드론, 로봇, 인공지능, 사이버전 등 미래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울러 국방·민수 기술교류에 기반한 스핀온·오프(Spin-On·Off)를 통해 회사가 나아갈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12월 8일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로봇 개발·제조업체인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취득한다는 소식을 알리며 본격적으로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도 상반기 완료될 예정이다. 아직 변수가 있을 수 있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고스트로보틱스를 통해 민관에 대한 다양한 로봇 사업을 확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수 가격과 경영권 확보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자금 여력은 어때?

LIG넥스원이 지난해 연간 매출 2조3086억원, 영업이익 18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4%, 4.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2.3% 오른 175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지난 3분기 기준 ​224.75%로 다소 높은 수준이다. 다만, 방위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부채비율(선수금과 선급금을 상계한 조정부채비율)이 지표수준 대비 낮은 것으로 보인다.

총차입금은 같은 기간 4347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말 3663억원 대비 증가했다. 자산 대비 입금 비중을 뜻하는 총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13%를 기록했다. 통상 30%가 넘으면 차입 부담이 과도하다고 판단한다.

LIG넥스원의 지난해 수주잔고는 19조5934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신규수주금액만 8조2105억원에 이르며, 이 중에는 약 4조3000억원 규모의 사우디향 '천궁Ⅱ' 사업이 포함됐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신익현 대표이사 사장은 올초 LIG넥스원의 새로운 수장으로 발탁됐다.

신 사장은 예비역공군 준장 출신으로 LIG넥스원 대표에 군 출신 인사가 발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1984년 공군사관학교 32기로 임관해 2007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실 행정관, 2010년 공군 제8전투비행단장, 2013년 합동참모본부 전력기획처장 등을 지내고 2015년 전역했다.

​2017년 LIG넥스원에 전략기획전문위원으로 합류해 감시정찰사업부장과 C4ISTAR(지휘통제통신·감시정찰·표적획득)​ 사업본부장, C4ISTAR 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신 사장은 직전까지 C4ISTAR 사업부문을 이끌며 약 500개에 가까운 프로젝트를 지휘했다. IoT와 AI, 무인화, 융복합기술이라는 기술 추세에 발맞춰 무기체계 변화에 힘썼다.

​업계에서는 국방부나 군과 접점이 많은 만큼 앞으로 글로벌 방산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신 사장의 전략적인 대응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

​◆ 선수 한 마디

LIG넥스원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34.25배(동일업종 20.22배), 주가순자산비율(PBR) 2.87배를 기록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중반 이후 동사의 해외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사우디 영토 면적 등을 고려하면 후속 발주에 대한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LIG넥스원의 유도 체계에 대한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관심은 지속되고 있으며, 중동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한 추가 고객 확보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수주한 주요 개발사업(LAMD, L-SAM 등) 진행으로 연구개발 매출 비중이 과거 20%에서 30% 수준까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탐색개발-체계개발-양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되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이동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는 주주 간 계약 후 미국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나 큰 문제 없을 것"이라며 "빠르면 5월, 늦어도 7월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보다 국내사업 안정성을 위해 1년 이상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찰, 경비 재난지역 등 민수 확대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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