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전이 동원그룹과 하람 2파전 양상으로 압축됐다. 해운업황이 다운사이클로 접어들면서 중견기업인 두 기업이 다운사이클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MM 인수 본입찰에는 동원그룹과 하림·JKL 파트너스 컨소시엄이 KDB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이 실시한 본입찰에 참여했다. 또 다른 인수 후보였던 LX그룹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산은 등 채권단은 기업의 재무 상태, 경영 능력, 해운사업 운영계획 등을 종합 검토해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매매거래 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하림과 동원은 각각 6조4000억원과 6조3000억원을 인수 희망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이 최종 유찰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매각 예정가격'을 6조원 초반대로 정한 결과다.
양사의 인수 희망가격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정성평가 결과에 따라 최종 인수 결과는 뒤집힐 수 있다.
업계에서는 6조원대 매각가도 두 기업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림은 자기자본 3조원에 인수금융 3조5000억원을 더해 인수 대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은 주식 등 자산을 유동화해 3조원 이상을 자체 조달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해운업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자본력이 부족한 두 기업이 다운사이클을 버틸 체력이 있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산은은 HMM 배당 가능 금액을 3년간 1조5000억원으로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기업이 회사 배당금으로 이자를 갚는 행위를 막겠다는 의도다.
HMM의 실적도 쪼그라들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759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올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00~1000선을 오가고 있다. 해운업계의 손익분기점은 통상 1000선으로 본다. 매주 금요일 발표되는 SCFI는 지나 24일 993.21을 기록했다.
내년 물동량보다 공급이 많은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것으로 에상된다. 내년 컨테이너 물동량은 올해보다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선복량은 6~7%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두 기업은 HMM을 인수하기에 자본력과 해운 관련 업력 두 가지가 모두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며 "업력이 부족할 경우 후방에서 지원할 수 있는 든든한 모기업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기 때문에 현재 매우 애매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