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기업공개(IPO)를 언제 재개할지 주목된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의 주요 자회사로 SK텔레콤이 지분 74.38%를 보유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2015년 SK텔레콤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상장 폐지됐다. 당시 회사 측은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 및 신규 서비스 개발 등을 상폐 사유로 꼽았다.
SK브로드밴드가 현재의 지배구조를 갖추게 된 건 2020년 티브로드와 티브로드 자회사 2곳을 합병하면서다.
태광산업이 보유한 티브로드 지분을 존속법인인 SK브로드밴드에 넘기고, 이후 합병법인의 지분을 비율에 맞게 나눠 태광산업에 돌려주는 방식으로 합병법인이 탄생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가치 비율은 '75대 25'였다. 대주주는 SK텔레콤, 2대 주주는 태광산업이 올라섰으며, 3대 주주는 재무적 투자자(FI)로 참가한 미래에셋대우가 이름을 올렸다.
티브로드를 흡수합병하면서 SK브로드밴드는 기존 IPTV에서 케이블TV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지난 2021년 SK텔레콤이 통신사업을 하는 'SK텔레콤'과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술(ICT) 투자를 맡는 'SK스퀘어'로 인적분할할 당시에도 SK텔레콤의 존속법인으로 남았다.
SK브로드밴드는 전체 매출 규모가 증가하고 시장점유율이 올라가면서 합병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다.
합병 전인 2019년 상반기 기준 매출은 1조6677억원 수준이었지만, 2021년 상반기 1조9641억원으로 15%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2021년 기준 시장점유율 케이블TV 시장점유율 또한 22,5%를 확보하게 됐다.
올 상반기 기준 매출은 2조 1298억원을 기록했으며. 케이블TV 시장점유율은 22.2%를 기록했다.
◆5년 이내 IPO 과제...IPO 무산 시 SKT가 원리금 떠안아
2015년 자진 상폐했던 SK브로드밴드는 IPO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지난 2020년 티브로드와 합병 당시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FI)으로부터 4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5년 내 IPO를 조건으로 내건 탓이다.
FI는 IPO 무산에 대비해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과 동반매각요청권(드래그얼롱)을 획득했다. 콜옵션이란 주식을 사전에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드래그얼롱이란 투자가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경우 대주주 지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끌어와 한꺼번에 제삼자에게 매도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말한다.
FI는 드래그얼롱을 통해 최대 주주인 SK텔레콤의 지분도 함께 제3자에게 팔 수 있다. 이 경우 SK텔레콤은 경영권을 잃게 되므로 FI가 제공한 원리금을 떠안아야 한다.
SK텔레콤은 지난 2020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당사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IPO를 검토 중이며, 원스토어와 ADT캡스, 웨이브, SK브로드밴드, 11번가가 IPO 대상이다. 준비가 마무리되는 기업부터 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계획이 연기됐다.
SK브로드밴드가 IPO를 약속한 5년 내 기한(2024년까지)이 다가오면서 올해나 내년까지는 IPO와 관련된 밑그림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중동발 불안, 국채금리 상승 등 국내 증시가 조정 기간을 거치면서 당분간 IPO 시장도 얼어붙을 전망이다. 시가총액 기준 올해 최대어가 될 것으로 전망됐던 서울보증보험이 저조한 수요예측으로 상장 철회를 결정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2021년 당시 SK브로드밴드가 IPO 1순위였으나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후순위로 밀려난 바 있다"며 "일반적인 기업이 상장 조건을 통과하기가 매우 까다로운데 한번 자진 상폐 이력이 있는 SK브로드밴드는 요건을 모두 충족하기 때문에 타 기업 대비 IPO를 추진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