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행동 그후] ‘소액주주發 경영권 교체’ 피엔티엠에스, 상폐 위기는 계속

2020년 12월 거래정지
2021년 전 대표이사 2인 횡령·배임 고소당해
2020년 이후 적자 이어져
올 3월 주주제안 이사 3인 선임
적극적 개선계획서 제출..개선기한 3달 남아

김나경 승인 2023.11.01 15:10 의견 0

[편집자주] 한국 자본시장에서 주주 행동주의가 기지개를 켰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멉니다. 단순한 흠집내기를 넘어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승리의 경험이 축적돼야 합니다. 행동주의 펀드의 성패(成敗)의 역사를 주주경제신문이 차곡차곡 기록합니다.

1. 서막의 시작

1) 피엔티엠에스는 어떤 회사?

피엔티엠에스 분리막 설비. (사진=피엔티엠에스)

명성티엔에스는 지난달 상호를 피엔티엠에스로 변경했다.

2001년 10월 15일 설립됐다. 2016년 대구시 스타기업에 선정된 데 이어 2018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피엔티엠에스는 2차전지 분리막을 생산하는 분리막 제조 설비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체 풀라인 (Full-line) 설비의 제작 및 설치, 시운전, 생산 공정 지원까지 가능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 지분율이 과반수를 넘는다. 창업주인 김준섭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피엔티 지분율이 34.94%이며, 소액주주 지분율은 62.88%에 이른다.

2) 왜 주주행동은 태광산업을 타겟으로 낙점했나

코스닥상장본부는 지난 2020년 12월 15일 피엔티엠에스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및 주권매매거래정지를 공시했다. 명시적인 이유는 최대주주 변경과 관련된 지연공시 등이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2020년 2월 권태욱에서 오택동으로, 2020년 6월 지온매니지먼트로, 2021년 1월 박성규 외 1인으로, 2022년 피엔티로 변경됐다.

피엔티엠에스는 이전에도 소액주주 경영권 분쟁, 전 부사장의 횡령 사고, 공시불이행, 공시번복 등 수많은 경영상 문제를 일으켰다.

급기야 2020~2021년 사엽연도 감사의견 의견거절, 2022년 사업연도 반기 보고서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기에 이르렀다.

2021년 감사인인 신한회계법인은 '재무상태표에 대한 증거가 미비해 내부 횡령·배임 등에 대한 감사가 불가능함'을 이유로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표시했다.

앞서 지난 2021년 8월 6일 전 등기이사인 박미하 씨는 전 대표이사 김준규와 오택동이 회계법인인 감사인에게 일부 관련 증빙들을 제출하지 못하자 두 전직 대표이사를 배임으로 고소했다. 배임 금액은 자기자본금의 17.67%(약 69억원)에 해당했다.

회사는 두 전 대표이사의 횡령·배임이 고소인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공시했다. 전 등기이사 박 씨는 2021년 9월 30일 해임됐다.

피엔티엠에스는 2차전지 분리막 생산·코팅 설비 등 높은 기술력으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매출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3년인 2020년 126억원, 2021년 46억원, 2022년 5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 순손실 역시 2020년 148억원, 2021년 48억원, 2022년 71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적자 요인은 원재료 가격 인상을 판매가격으로 전이시키지 못한 것이다. 이차전지 시설 원재료 가격은 2년간 2배 상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코로나 19 시기 고객사의 투자가 감소하고 프로젝트 수주·실행이 지연됐다.

2. 캠페인

1)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할 것이라고 주주행동 측은 발표했나

피엔티엠에스 소액주주들은 소액주주협의회를 결성하고 2021년 12월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와 법률자문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2022년 1월 5%지분 공시를 냈다.

소액주주협의회는 결성 당시 피엔티엠에스의 거래정지 사유가 된 감사의견 거절, 경영진의 배임·횡령 같은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문 경영인과 우량 투자자를 영입해 거래를 재개시킨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 회사 최대주주가 된 피엔티 측에 기업정상화에 나서 줄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피엔티가 회사자금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중인 전 대표이사 오택동 씨 측근을 다시 경영진으로 불러들이려 하자 강하게 항의했다.

2) 회사 경영진은 어떻게 반응했나

소액주주협의회는 소액주주협의회 결성 초기, 2021년 12월 말에 있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회사 측이 주주들에게 소액주주협의회 활동 참가를 저지하는 권유를 했다고 주장했다.

3) 주주(소액주주, 기관투자자, 국민연금 등)의 반응은?

피엔티엠에스 소액주주는 올해 주주제안 열풍 속 성공을 거둔 몇 안 되는 사례로 기록된다.

주주제안으로 안건에 오른 임현창·이규호 사내이사 선임의 건과 최순원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 3개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3. 표대결

1) 의결권 현황

(2023년 반기보고서 기준) 최대주주 피엔티 34.94%, 소액주주 62.88%

2) 주총 결과

(1) 주주제안1: 사내이사 임현창 선임의 건

원안대로 가결

(2) 주주제안2: 사내이사 이규호 선임의 건

원안대로 가결

(3) 주주제안3: 사외이사 최순원 선임의 건

원안대로 가결

4. 평가

피엔티엠에스는 코로나 19로 인한 회사사정 악화에 경영진의 비리까지 합쳐져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지분율 과반수 이상의 소액주주들이 수년에 걸쳐 실력행사를 함으로써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소액주주가 추천한 경영진으로 교체한 후 회사는 코스닥시장본부에 적극적으로 개선계획서를 제출하며 거래 재개에 힘쓰고 있다.

5. 주주행동 그후

피엔티엠에스의 상장폐지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20년 12월 15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같은 달 17일 주식 거래가 정지된 후 아직까지 주권매매거래정지 상태기 때문이다.

피엔티엠에스에 주어진 개선기간은 내년 1월 6일까지다.

중요한 것은 실적 회복이다. 피엔티엠에스는 아직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올 1, 2분기 영업적자는 7억원, 6억원으로 그 폭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희망적이다.

6. 에필로그 : 주가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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