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열리는 만호제강 정기주주총회에서 2대 주주가 경영권 확보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변수는 만호제강 회계감사에 대한 '의견거절'이다. 주총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에 몰린 소액주주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관건이다.

만호제강은 지난 25일 외부감사인인 인덕회계법인이 최근 회기 감사보고서에서 의견을 거절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이에 상폐 기준에 해당한다며 이의신청 등 상폐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거래소는 감사의견 비적정설 조회공시 요구를 하면서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회계감사인의 의견거절이 확인됨에 따라 매매정지도 계속된다.

만호제강 부산공장 전경 [사진=만호제강 제공]

인덕회계법인은 매출의 엉터리 처리를 문제 삼았다.

인덕회계법인은 "재무제표 감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이미 폐업한 거래처를 대상으로 매출을 인식했다가 취소한 사례와 거래처에 출고되지 않고 회사가 보관하고 있는 재고자산에 대해 수익을 인식한 사례 등을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인덕회계법인은 아울러 "우리는 이러한 회계오류 또는 회계부정과 관련된 내부감시기구의 최종 감사결과 및 외부전문가의 최종 조사보고서를 감사보고서일 현재까지 수령받지 못했다"고 '의견거절' 사유를 밝혔다.

만호제강의 최대주주는 김상환 대표와 특수관계자(19.32%)며 이들과 각을 세우고 있는 2대 주주는 MK에셋이다.

MK에셋은 슈퍼개미로 알려진 배만조-최경애 부부의 투자법인으로 만호제강에 20년째 투자하고 있다.

MK에셋은 올해 들어 꾸준히 지분을 늘려 현재는 김 대표 측보다 더 많은 19.87%의 지분을 들고 있다.

다만, 정기주총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으로는 15.89%로 1대 주주는 아니다.

따라서 소액주주의 향방이 이번 주총의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만호제강의 사내이사는 3명, 사외이사는 1명이다.

MK에셋은 27일 열리는 주총에 정관 변경과 함께 5명의 사외이사 선임, 정순목 상근감사 선임 등을 내용으로 하는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기존 경영진의 경영 활동에 대해 감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당초 상당수의 소액주주가 최대주주가 아닌 MK에셋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였으나 거래정지와 상폐라는 최악의 상황을 주주들이 맞이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상폐를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소액주주 일부가 주총 참석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폐를 피하기 위해 주총장에 더 많은 소액주주들이 몰릴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경영진을 교체하고 다시 회계감사를 받아 이의신청 절차를 거치는 것이 상폐를 피할 수 있는 그나마 유일한 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MK에셋은 사외이사 5명을 추가로 선임할 것을 제안하면서도 '경영권 확보'와는 어느 정도 거리를 뒀다. 하지만 이번 '의견거절' 사태로 MK에셋이 대표이사 교체라는 강수를 둘지 주목된다.

MK에셋 측은 <주주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단 감사의견 거절에 대한 경영진의 소명을 주주총회에서 들어보고 대표이사 교체 등의 문제를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더 많은 의결권을 확보했다고 해도 2대 주주 측이 이사회 장악에 성공한다고 단언하긴 어렵다"며 "회사 측이 모든 방안을 동원해 사외이사 선임을 제지하려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