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SK리츠의 3060억원 규모 유상증자 구주주 청약률이 79.7%에 그쳤다. 최대주주인 지주사 SK는 유상증자 배정 물량의 약 10%(약 127억원)만 참여했다.
실권주 처리된 물량은 26~27일 일반공모 청약을 통해 처리될 예정이지만 낮은 주가로 유인이 적어 투자자들의 참여를 장담할 수 없다. 증자 발행가격은 4160원으로 25일 기준 SK리츠 종가 4230원보다 1.65% 낮다.
이번 유상증자는 지난해 10월 진행한 '종로타워' 인수 비용을 상환하기 위한 것으로 앞서 SK리트는 회사채, 전자단기사채,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해 총 4329억원을 모집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토털밸류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토털밸류리츠)에 자본금을 출자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 토털밸류리츠는 SK리츠운용이 '종로타워' 인수를 위해 설립한 자리츠다.
통상 리츠의 유상증자는 새로운 자산을 사들여 꾸준히 성장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금리 인상 시기에 좋은 자산을 이자 없이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중요한 것은 리츠가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어떤 부동산을 매입했는지다.
'종로타워'는 자본환원율(Cap Rate, NOI/자산매입가격)은 2.9%에 불과하다. 자본환원율은 투자금액대비 연간 순영업소득(NOI) 비율로 실질적인 투자 수익률을 의미한다. 순영업소득은 현재 발생하는 임대료에서 영업 경비(관리비, 수선비, 세금 등)를 제외한 소득이다.
서울 프라임 오피스(도심, 강남, 여의도 대형 빌딩) 평균 자본환원율이 4% 중반대(올해 2분기 기준)에 이르는 것을 생각하면 수익률이 낮다.
서울 프라임 오피스 캡 레이트 추이. (사진=세빌스 코리아)
유상증자 타이밍도 좋지 않았다. 25일 SK리츠 종가는 4230원으로 52주 최고가(5559원)대비 23.91% 낮은 수준이다. 조달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주가가 높았을 때보다 신주를 더 많이 발행해야 한다. SK리츠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상장주식수의 37.43%에 이르는 7357만8600주를 늘린다.
SK리츠가 매입한 자산의 자본환원율은 ▲'서린빌딩' 4.2% ▲'주유소' 4.3% ▲'SK U-타워' 4.3%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를 매입하기 위해 조달했던 자금 반환용 유상증자는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SK리츠는 지난해 8월에도 'SK U-타워' 편입을 위해 발행한 전자단기사채를 갚기 위해 2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SK 계열사 자산을 매입했던 것인 만큼 SK리츠가 계열사 유동화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SK리츠는 2021년 3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설립돼 같은 해 9월 한국거래소에 상장됐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최대주주는 지분율 42.99%의 (주)SK다.
2021년 7월 'SK 서린빌딩'을 매입하였다. 이후 자리츠 클린에너지리츠(지분율 100%)를 통해 SK에너지 주유소 116개를 매입했다. 지난해 10월 자리츠 토탈벨류제1호리츠(지분율 100%)를 통해 '종로타워'를 매입했다.
임대료는 리츠의 매출과 배당의 원천이 된다. 이에 따라 ▲임대료 상승 조건 ▲긴 임차 기간 ▲넷리스(Net lease) 등의 임대 계약 구조가 상대적으로 리츠에 유리하다.
또한 임대인의 신뢰도가 높을 경우 안정적으로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는 양질의 임차인들이 임대 계약을 체결하려는 수요가 높다.
'SK서린빌딩'은 서울 중심 업무지구(이하 도심권역(CBD)) 중심에 있는 연면적 2만5000평의 스마트 오피스다. SK그룹의 상징적 건물로 현재 SK(주)가 100% 임차해 통합 사옥으로 활용되고 있다.
SK리츠는 'SK서린빌딩'을 1조30억원에 매입했으며 임대료는 연간 약 392억원으로 임대료율은 3.9%다. 임대 기간은 5년이며 임대료 인상률은 직전 연도의 CPI 인상률에 연동된다. 임차인 우선매수협상권 보유 예정이며 트리플 넷(Triple Net, 관리비, 보험료 및 제세 공과금 임차인 부담) 조건이 있다. 임차인의 비용과 책임으로 임대차목적물의 모든 부분을 유지, 수선한다.
2022년 6월 5072억원에 매입한 'SK U-타워'는 분당-판교 업무지구(BBD)에 있다. 임대료는 연간 약 208억원으로 임대료율은 4.10%다. 임차인은 SK하이닉스이며 임대차기간은 5년이다. 임대료 인상률은 직전연도 경기지역 CPI인상률과 연동된다. 임차인 우선매수협상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트리플넷이 적용된다. 임차인이 자본적지출(CAPEX)을 부담한다.
'SK에너지 주유소' 116개소는 SK에너지가 전체 면적에 대하 10년간 책임임차하는 직영 주유소다. 임차인 요구 시 5년씩 연장할 수 있다. SK에너지가 다른 임차인에게 다시 임대할 수 있는 재임대(100% Master Lease) 형식이다. 7664억원에 매입하였으며 임대료는 연간 약 322억원, 임대료율은 4.2%다. 임대료 인상률은 첫 1~5년은 임대료 고정이며, 6년 이후 직전연도 CPI인상율에 연동된다. 인상률 하한선은 1.0%다. 임차인 우선매수협상권을 보유할 예정이며 트리플 넷이 적용됐다. 임차인의 비용과 책임으로 임대차목적물의 모든 부분을 유지, 수선한다.
'종로타워'는 CBD(도심권역)에 있는 1만8000평의 랜드마크 트로피(Landmark Trophy) 오피스다. 약 6214억원에 매입했다. SK온㈜, SK에너지㈜, SK이엔에스㈜, SK지오센트릭㈜, SK에코플랜트㈜, SK임업㈜)가 SK그린캠퍼스로 이용 중이며, 업무시설의 62%를 공동 임차하고 있다. SK계열사 6개사는 보증금 동결에 임대료와 관리비 매년 3% 인상 조건으로 임차 중이다. 임대기간 만기일은 2027년이다. 임차인마다 계약 기간과 조건이 다르며 평균 전용면적당 임대료(NOC)는 약 24만8000원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SK리츠는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분기 배당은 연배당금을 분기별로 나누어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회사의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2021년 3분기 53원 ▲2021년 4분기 70원 ▲2022년 1분기 71원 ▲2022년 2분기 70원 ▲2022년 3분기 66원 ▲2022년 4분기 66원 ▲2023년 1분기 66원 ▲2023년 2분기 66원이다.
이 회사의 P/FFO는 2021년 24.5배, 2022년 22.8배다.
FFO(Fund From Operation)는 당기순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하고 자산 매각 수익을 차감해 리츠의 배당 가능한 이익을 나타낸다.
P/FFO는 시가총액(P)을 배당가능이익(FFO)으로 나눈 것이다. P/FFO 10배는 주가가 연간 배당가능이익의 10배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 숨겨진 베네핏을 체크하자
SK리츠는 이달 중 부산과 창원 주유소를 매각하고 거래비용을 제외한 매각차익 전액을 주주에게 특별배당할 계획이다.
신도철 SK리츠운용 대표이사는 지난 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9월 중 부산과 창원 2개 주유소 매각을 완료하고 매각차익 157억원 중 거래비용을 제외한 128억원 전액을 주주들에게 특별배당할 계획"이라며 "주주들은 9월 말과 12월 말 기존 배당 66원을 포함해 각각 91억원의 주당배당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번 주유소 매각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114개 주유소를 검토해 추가 매각할 예정이다.
매입 예정인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 자본환원율(캡 레이트)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SK리츠는 1조1200억원에 수처리센터를 매입해 연 717억원의 임대료를 받는다. 보증금 1400억원을 포함한 자본환원율은 7.3%다. SK하이닉스가 100% 10년간 임대하며 요청에 따라 10년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수처리센터 편입으로 SK리츠 포트폴리오 자본환원율은 3.9%에서 4.6%로 상승하고 기존 전망 대비 주당배당금(DPS)은 20% 이상 증가할 예정이다.
다만, 수처리센터 매입 과정에서 320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 상환 부담이 문제시된다.
신도철 SK리츠 대표는 지난 6일 '제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 유상증자 이후의 추가 증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계획이 없을 뿐 안 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수처리센터 투자 후 출구전략(엑시트)은 우선매수협상권을 보유한 ▲SK하이닉스에 재매각 또는 ▲외부매각이 제시된다. 감정 결과 사용 가능 연수(내용연수)는 45년으로 SK리츠는 40년간 정액법으로 상각할 계획이다.
◆ 선수 한 마디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치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 산업시설(수처리센터) 편입으로 과거와 같은 고 멀티플(PER) 부여는 어려울지라도 높은 배당 안정성을 제시함으로써 주가 하락 리스크는 상당부분 해소"했다고 평가했다.